쓸쓸한

일종의 반성문

monomomo 2007. 5. 31. 18:35

 

머리로만 생각했던 노인 문제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취재를 다녔다.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몸으로 직접 뛰어 들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봉사는 아무나 하나?

주제에 뭔 봉사?

아팠다.

어찌나 돌아 다녔는지 입술이 서너군데가 부르트고 난리 굿도 아니다.

발도 아주 가관이다.

그런데 이런 아픈 것이 아픈 것이 아니고 사실은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가를 알게 되서 더 아팠다.

 

희생 정신 없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행동하지 않는, 실천 없는 정신이야말로 죽은 정신이란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꼭 목욕 봉사나 말 상대 해 주기 이런 것만이 봉사는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저런 필요한 것들을 조직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뛰어들어 하는 것보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내가 맡은 일은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조달해서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국 국장이다.

과연 그것이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해 볼 생각이다.

옥탑방 고양이를 쓴 작가, 아름다운 그녀를 쓴 작가와 미니시리즈 하나를 기획하고 있다

잘 되면 패션,70은 저리 가라일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아직은 설 익은 듯 하다.

제 작년에 써서 넘긴 시나리오도 지금 기획 중인데 산 넘어 산이라고 아득하기만 하다.

 

어제 어떤 분이 한 말이 떠 오른다.

돈을 벌어보자.

하하.

나더러 너무 정신적인 사람이라나 어쨌다나.

살면서 게임중에 돈을 벌어보는 것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것도 없을 거라며.

내가 말했다.

어디다 쓰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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