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시고 맨 정신에 열을 내도 땀이 이렇게 흐르는 거 보니 덥긴 더운가 보다.
우리의 착한 은평시민넷 사람들은 판화가 이철수씨 집으로 피사리하러 가서 땀을 뻘뻘 흘리는데
난 엄한 곳에서 엄한 일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이왕 내 얼굴에 침 뱉기 한 거 한 번 뱉으나 두번 뱉으나 마찬 가지니 한 번 더 뱉어 볼까 한다.
며칠 전에 어떤 샹려르쌔꺄를 줘 패고 싶다고 했는데 그 밑에 뻔뻔스럽게 패 봤어야 한다고 써 놓은 적이 있다.
깜박했던 것이다.
패 봤다.
패도 그냥 팬 것이 아니고 반쯤 죽여 놓은 적이 있다.
솔직히 이 앞에 쓴 글처럼 누구한테 욕을 하거나 말을 하는 것은 나로서는 흔히 쓰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무좌게 귀한 말을 해도 상관없을 만큼 커다랗다 못해 우주를 다 뒤덮고도 남아 도는 애정이 있는 경우에만 아낌 없이 행사한다.
그 깊고 오묘, 절묘한 사랑의 말 뜻을 알아 묵는 사람에게 땀 흘려가며 에너지를 쏟지 아무한테나 하겠는가 이말이다.
조카 둘을 아작을 낸 적이 있다.
조카가 엄마 아부지 양가 합쳐 5촌 조카까지 세어보진 않았지만 관광버스 두대는 족히 나오고도 남는다.
내 태생의 특성상 얼굴을 다 본 적이 있나 없나? 이름만 들었던 조카도 있고.
그 중에 무지 이뻐하는 조카가 한 댓명 된다.
그 중에 한 명이 나를 무지하게 화를 나게 했다.
그 때 조카 나이 스물 다섯.
밖으로 조용히 불렀다.
"안경 벗어라"
"왜요?"
벗지 않았다.
내가 벗겼다.
벗겨서 발로 부셔 깨고나서 말했다.
"지금부터 고모가 너 따귀를 때릴테니 맞을 수 있을 때까지 세거라"
그리곤 팼다.
어라 그런데 얘가 한 두대 맞다 말 줄 알았는데 그거 아니었다.
나중엔 그런 거 아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하여간 팔이 약간 힘이 풀리면서 힘은 주어지는데 잘 나가지 않는, 그러니까 힘의 안배,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때리려하는 뭔 작용인가가 일어났다.
독한 년,
때리면서도 속으로 그만 때리라고 얼른 말하기를 기다렸는데 80까지 세는 것이었다.
"아파요. 이젠 그만 하세요"
목소리 톤을 쫙 깔고 이성적인 목소리로 저지를 하는데 사실은 내가 더 무서웠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저는 내가 알아서 그만 때릴 줄 알았고 나는 한 두대 맞고 피 할 줄 알았었다.
둘 다 독한년들이었다.
지금은 그 조카 아들 둘 낳고 잘 살고 있다.
또 한명의 조카가 고등학교 때 지 엄마를 죽이겠다고 칼을 들고 설치면서 난리가 났었다.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나하고 얘기 좀 하자"
그 때 내가 데리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 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말했다.
"엄마한테 잘 못 했다고 빌어"
"잘 못 하지 않았어요."
"그래? 그럼 잠깐만 기다려라"
난 낚시대 두개를 들고 방으로 들어 가서 방문을 걸어 잠궜다.
"니가 잘 못 했는지 안 했는지 알 때까지 때릴 거다. 잘 못 했다고 생각 되면 말해라. 그러면 끝이 난다. 알았지?"
그리고 패기 시작했다.
낚싯대란 놈은 마디마디가 빼면 빠지게 되어 있어서 패기에 적당한 길이로 매질 하기엔 적격이었다.
그렇게 두개의 낚싯대가 다 부러질 때까지 조카는 잘 못 했다고 하지 않았다.
맨 마지막에 낚시대를 또 가지러 가려고 하자 그 때야 잘못 했다고 했다.
방 밖에선 난리가 났다.
아들 놈이라고 하나 있는 놈 잡을까봐.
설마 아니 내가 죽을 때까지야 팰라고.
역시 나중에 물어 봤는데 잘못하지 않았지만 아파서 잘못 했다고 했다.
그 사건의 발단은 쵸콜릿이었다.
자기가 먹고 싶은 초콜릿을 동생은 주고 자기 몫이 없어서 화가 난 나머지,,,어린 놈의 스키.
지금은 그 놈이 커서 박사가 되서 하수도 공학계에 뭔 연구원인지로 잘 살고 있다.
이 두 조카를 패고 뭐 다른 조카들은 팰 이유들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카 하나가 말썽을 일으켰다.
씨잘떼기 없이 머리들은 좋아 가지고 그 해남 촌 구석에서 강남 유수한 집안 애들
불철주야 뒷바라지를 해도 갈까 말까 한다는 서울 대를 세명이나 갔다.
그 중 한 놈이다.
일생에 실패라는 걸 모르고 서울 대 4년 내내, 그리고 대학원까지 장학금으로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를 했는데
막상 들어 가 보니 사회란 것이 지 뜻대로 안 되었던 모양이다.
하여 젊은 날에 접었던 소설가나 시인은 못 되도 프로듀서가 되서 이땅의 아픈 곳을 긁어 주고 구린 곳을 파 헤치고 싶었던 모양.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팽게치고 아르바이트로 영어학원 강사를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하고 응시했는데
어랍쇼, 떨어졌네.
지 일생에 처음 맛 본 실패와 좌절이었다.
애가(애도 아니다. 서른 살 적 이야기다) 그걸 감당을 못하고 가출을 했다.
실종 신고를 내고 무려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작정을 하고 제발로 어디론가 숨어 드는 놈은 제 아무리 뭐가 발달하고 어쩌고 해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신창원 찾기 불심검문을 받다가 걸렸다.
실종 신고를 냈으니 당연히 연락이 왔다.
그 놈을 찾고, 집으로 불렀다.
내가 대표로 또 쏴 붙여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맡겼으면 그냥 맡길 것이지 너무 충격 주지 말고 살살 달래기도 하면서 하라나 어�다나 코치들은.
"난 너 별로 걱정 안 하거든. 그런데 너를 걱정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구나. 그들이 날 괴롭히네. 너를 불러 이야기 하는 이유는 내가 더 이상 그들로 하여금 괴롭힘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 때문에 걱정 하는 거 그만 보고 싶다. 허니 니가 좀 잘 살아 줘야겠네. 하고 싶은 게 뭐냐?"
묵묵 부답.
"그렇게 피디가 되고 싶냐?"
"예"
"이유는?'
"뭔가를 이야기 하고 싶어요"
"알았다. 그럼 드라마냐 다큐멘터리냐?"
"다큐멘터리요"
"알았다. 내가 말 해 줄테니 다녀 봐라."
그리고 말을 이었다.
"난 너를 뒤지게 패고 싶거든. 그런데 생각해 봤어. 내가 너를 팰만큼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그런데 아니네. 그래서 팰 수가 없구나. 부탁이 있는데 말이다. 앞으로는 집을 나갈 양이면 그냥 나가서 죽지 이런식으로 나타나지 말아라. 그리고 방송사 떨어졌다고 죽을 것 같은 놈은 잘 죽은 거지 살아 뭐하니? 그런데 네가 이 땅에 태어나서 죽어도 될 만큼 뭔 일을 해 놓은 건 있니? 아직은 없지? 그러면 죽더라도 그냥 죽지는 마라.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짐승의 먹이가 되거나 바닷에 빠져 물고기의 먹이라도 되거라. 니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보시가 그것 밖에 없다면 그래야지.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로 두번 다시 너랑 얼굴 대면하고 싶지 않구나.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겄쟈?"
"예"
"집 나가서 2년 동안 뭐했냐?"
"공사판 다녔어요. 영등포 인력시장 나다니며 하룻밤 얻어자고 그러는 거 있어요. 배운 것도 많았고 재미 있었어요?
"재미? 에라이 미친 놈아 재미 있었다고? 너야 죽을 때까지 그일 하고 살 거 아니니까 재미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 그러고 뭘 배웠다고 지랄하냐? 이 놈이 뭘 배웠다면서 정신이 썩었구만. 세상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니가 그렇게 잘 났냐? 왜 이 고모가 방송국 다니니까 졸로 보이디? 나야 뭐 니가 봤던 얼론고신지 나발인지 안 보고 스카웃 되어 갔다만. 어디 피디 돼서 니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거 한번 해 봐라."
그러고는 방송사에서 피디로있다가 독립해서 외주 제작사를 차린 감독님께 말씀 드려서 취직을 시켜 줬다.
"일은 지가 알아서 배우든지 말든지 사람 좀 만들어 주세요"
이게 내가 그 감독님께 드린 부탁이었다.
그 놈, 피디가 되고보니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2년 정도 다니다가 그만 다니겠단다.
다시 내 앞에 불려 왔다.
"이젠 뭐 할 거니?"
"뭐든"
"알았다. 난 이제 너한테 더 이상 말하기 싫은데 니 누나가 또 날 괴롭히는구나. 너 장가는 갈거냐?"
"글세 잘 모르겠어요."
"여자 없이 살 수 있냐? 듣기로는 남자들은 그게 잘 조절이 안 된다던데"
"여자 없이 살 수는 없을 것 같구요"
"그럼 장가 가야겄네. 어떻게 매번 여자를 돈으로 살래?"
"그럴 수도 없고,,"
"그럼 장가 가라. 고모가 혼자 사니까 만만해 보이냐? 이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그런데 어떤 정신 나간 여자가 너한테 장가 온다니? 걱정이다. 어떤 재수없는 여자가 너한테 걸려서 눈물 콧물 빼면서 살게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똑 바로 살아라. 알었어?
그 놈 지가 다니던 대기업 경력 사원으로 다시 들어가서 아직은 말썽없이 다닌다.
*다시 읽어 보니 무좌게 길게 썼군. 어쩐지 덥더라니.
때린 놈들 시리즈로 불어내서 술이나 한잔 할까?
이럴 땐 맞은 놈이 돈을 받는 것이 아니고 맞은 놈이 맞은 값을 물어 내야 하는 경우다.
어쨌든 둘러치든 매치든 맞은 놈이 돈 번 케이스임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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