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자다가 봉창

monomomo 2007. 10. 6. 05:29

한 삼일 보일러 켜고 땀 빼면서 근 여덟시간씩 죽은 듯이 몰아 소나기 잠을 자서 그런지

도저히 잠이 안 와 그냥 일어났다.
지가 때가 되면 졸리겄지 뭐.
둥글레, 인삼, 대추, 보이차를 넣고 물을 끓였다.

저거 언제 끓나 싶어 기다리다 냉장고를 열어 보니 먹을 것이 지천이었다.

베이글도 아직 남았고, 추석에 선배가 사 준 떡도 있고, 오이, 당근, 사과, 배, 포도, 연시 한알. 외 다수. 

특히 지난 여름에 친구들이 사 온 복숭아 중 딱딱 봉숭아가 세개나 아직 남아 있었다.

그것들을 다 제끼고 찬 밥 덩어리를 꺼내 청양 고추에 된장을 찍어 먹었다. 

배라도 부르면 늘어 난 뱃가죽이 눈꺼풀을 잡아 끌어서 눈을 붙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하고.

미쳤나 보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도 유분수지 이 시간에 밥을 먹다뉘.

그래도 다행인 것은 청소를 한다거나 정리 정돈을 한다거나 그런 짓을 하지 않은 걸 보니 아직은 제대로 미치지는 않은 듯.

지난 번 친구들이 와서 정리 정돈 해 놓은 남의 집 같던 집 안이 이제 슬슬 내 집스러워지고 있다.

움홧하하하하하.

역쉬,

난 이 방면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하늘에서 내린 타고난 천재야!!

 

물 다 끓었단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졸릴 때 눈꺼풀이라는데

어째서 난 몸만 무겁고 눈꺼풀은 잘 안 무거워지는지.

남들은 일어나는 시간에 두르눕기가 좀 거시기 하지만서도

척하고 눈을 내리깔고 배를 보니 담달이 산달인 듯.

어영부영 배 꺼지면 언제 졸릴지 모르는데 얼렁 가스 불 끄고 두르눠서 잠을 청해 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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