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찼다.
수 십억 또는 수 백억을 입으로, 혹은 머리로 버느라고 바쁜 세 남정네들과 저녁을 먹었다.
속으로 내내 생각했다.
이야기가 흥미가 없어서 그런지 저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뭐하려고 그러나 싶기도 하고
내가 돈을 벌려고 하는 목적은 오로지 늙어서 놀고 먹고 살기 위함인데,,,
돈 아니라 돈 할애비가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일하는 재미가 없으면 심드렁한 나를 보며
난 어쩔 수 없이 영화 아니면 드라마 밖에 할 게 없구나 싶었다.
집으로 오다가 건널목에 서서 달을 봤다.
찍었다.
달이 얼어 붙어서 올릴 수가 없다.
그 중에 이상한 사진이 있었다.
이게 뭘까?
당췌 모를 사진 한장.
지난 연말 어느 재즈카페에서 뭔가를 찍었는데 흘렀나 보다.
한 때 수건과 세수비누를 모았었는데 지금은 향수와 나침반을 모은다.
행여 길이라도 잃을까봐,,헤헤
원래는 오늘 달을 올리려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카메라가 저번 세탁기에 돌린 카메라보다 못 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동생한테 혼났다.
출석률이 저조한 아주 불량한 환자란다.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아팠던 허리가 조금 가라 앉는 듯 했지만 움직일 때마다 글자로는 표현 못 할 의성어가 튀어 나오고 여전히 거동엔 불편하다.
좀 전에 파스를 붙이고 둔누려다가 음악 몇곡 듣고 자려고 컴퓨터를 켰다.
어느 시인은 외로움도 끼고 살다 보면 애첩이 되리라고 표현했지만
텅 빈 집으로 올라 오는 언덕길은 늘 생경하기만 하다.
누군가가 필요함에서 오는 외로움이 아닌 이 절대 고독의 순간에
컴퓨터는 혼자 사는 내게 많은 위로가 된다.
컴퓨터 안엔 아무래도 내가 모를 그 어떤 또 다른 세계가 있음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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