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한 땐 식탐이 있었다.
식탐이라 말하긴 좀 그렇긴하지만
캬라멜이라거나 비과, 누가, 십리과자, 쫀드기, 뭐 이런 것들이 먹고싶었던 시절.
국민학교 3-4학년 때였으리라.
빠다볼이란 사탕이 먹고싶어서 아부지 호주머니에서 10원을 훔쳐 사 먹고 죽도록 맞았지만
뭔가를 탐하는 버릇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 생에 있었던 최초의 욕망이었던 것 같다.
와~~~ 두서가없다.
와이?
취해서.
하여간 모르겠다.
난, 지금 탐하고 잡은 것이 생겼다.
잘 죽고 잡은 것.
내 최초의 탐이 식탐이었다면
이젠 잘 죽고 싶다는 탐이다.
제발
그래주길 바란다.
다시 식탐 이어서.
어째서 이렇게 먹고싶은 것이 없는지.
그저 된장국이면 좋고
만두면 좋고
풀만 있으면 다 좋은지.
그전엔 식탐 때문에 아픈 적도 있었는데.
라면이 먹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라면을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내가 아파야만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차마차마 라면을 사달라고 아부지한테 말을 할 수 없어서
차라리 아파버리자, 내가 아프면 밥을 못 먹을 것이고
밥을 못 먹으면 뭐가 먹고 싶으냐고 아부지가 물어 볼 것이고
그러면 라면이 먹고 싶다고 말하면 아부지가 사 줄 것이고
그럼 라면을 먹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자마자 아프기 시작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상상대로 아팠고 아부지는 무엇이 먹고싶냐고 물어 봤고
난 라면이 먹고 싶다고 말했고 난 라면을 먹었다.
그 뿐이었다.
당시의 내 소원이 그것이 전부였었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난 행복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자마자 행복했다.
헌데 다른 게 또 숨어 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