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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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momo 2008. 6. 26. 01:49

내게 한 땐 식탐이 있었다.

식탐이라 말하긴 좀 그렇긴하지만

캬라멜이라거나 비과, 누가, 십리과자, 쫀드기, 뭐 이런 것들이 먹고싶었던 시절.

국민학교 3-4학년 때였으리라.

빠다볼이란 사탕이 먹고싶어서 아부지 호주머니에서 10원을 훔쳐 사 먹고 죽도록 맞았지만

뭔가를 탐하는 버릇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내 생에 있었던 최초의 욕망이었던 것 같다.

 

와~~~ 두서가없다.

 

와이?

 

취해서.

 

하여간 모르겠다.

난, 지금 탐하고 잡은 것이 생겼다.

잘 죽고 잡은 것.

내 최초의 탐이 식탐이었다면

이젠 잘 죽고 싶다는 탐이다.

제발

그래주길 바란다.

 

다시 식탐 이어서.

어째서 이렇게 먹고싶은 것이 없는지.

그저 된장국이면 좋고

만두면 좋고

풀만 있으면 다 좋은지.

 

그전엔 식탐 때문에 아픈 적도 있었는데.

라면이 먹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라면을 먹을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내가 아파야만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차마차마 라면을 사달라고 아부지한테 말을 할 수 없어서

차라리 아파버리자, 내가 아프면 밥을 못 먹을 것이고

밥을 못 먹으면 뭐가 먹고 싶으냐고 아부지가 물어 볼 것이고

그러면 라면이 먹고 싶다고 말하면 아부지가 사 줄 것이고

그럼 라면을 먹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자마자 아프기 시작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상상대로 아팠고 아부지는 무엇이 먹고싶냐고 물어 봤고

난 라면이 먹고 싶다고 말했고 난 라면을 먹었다.

그 뿐이었다.

당시의 내 소원이 그것이 전부였었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난 행복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자마자 행복했다.

헌데 다른 게 또 숨어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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