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거리
뭔가 훈계하는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젊은 사내 앞에 고개를 숙이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서 있는 노인.
젊은이 : 내가 왠만하면 봐 줄라고 했는데 이젠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생각 좀 해 보세요.
낫살이나 먹은 양반이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행동입니까?
그동안 내가 쭉 봐왔는데요,,,에이 오죽하면 그러겠나 그러고 참았어요.
놓고 돌아서자 마자 가져가시는 건 좀 해도해도 너무 하는 거 아녜요?
어서 내 놓으세요.
나도 이거 해서 먹고 사는 사람이란 말이예요.
노인, 젊은 이가 달라고 손을 내밀자 가슴에 무얼 품고 양손으로 움켜 쥐고 있다.
젊은이 옆에 있는 오토바이엔 정보지가 실려있다.
젊은이가 내 놓지 않으려고 움켜 쥔 팔을 풀고 가슴을 펼치자 노인의 겉 옷 속에서 정보지가 열댓권 쯤 땅에 쏟아져 내렸다.
젊은이가 정보지를 줏어서 다시 꽂이에 꽂았다.
젊은이 : 제발 이러고 살지 마세요.
한 번만 더 그러면 정말 그 땐? 알았죠?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는 노인의 표정에선 자기 물건을 누군가에게 억울하게 빼앗긴 듯한 분노와 허탈감이 서려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행인1 : 뭐야 저게? 노인 망신 다 시키고 쯧쯧.
행인2 : 저걸 팔면 몇푼이나 나온다고.
행인3 : 젊은이가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저걸 몽땅 도로 줏어가버리면 어째?
행인4 : 그러게,,,저게 다 돈인데 돈을 파지 값을 받고 넘기니 원.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난 그만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