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흐악흐악 헉헉헉.

monomomo 2008. 7. 5. 09:27

하고 싶은 게 아무 것도 없는데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지금도 가난하고 부자인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먹거리로 걱정을 하고 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헛헛하다.

단순한 먹거리 벌이 이상의 것이 아닌 일을 하고 사는 사람들도 만건만.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아니면 할 줄 아는 혹은 할 수 있는 일일지라도 하기가 싫다.

일이란 게 말로는 자기확인이라거나 성취욕 등등 세상에 좋은 말을 다 갖다 붙일 수 있는 많은 말들이 있겠지만 사는 일이 지겹고 싫다.

호강에 겨워 하는 말이라고 할 지라도 어쩔 수가 없다.

무얼해도 허하다.

무얼이란 걸 다 해 보지도 않았지만

어째서 살면서 이렇게 내 입맛에 딱 떨어지는 게 없는 것인지.

부질없이 산다는 것.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지 않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것.

허망한 일이다.

 

산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정말 그 의미가 충분한 건지.

 

 

오늘 대대적인 촛불집회가 있다.

남이야 오강으로 밥그릇을 하거나 말거나

응가로 된장국을 끓이거나 말거나

촛불을 들든 횃불을 들든

세상사 무심하게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일관된 삶을 살아왔지만

그들 모두가 안전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뭐 하나 잡으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이 성질 때문에

희미하게 느껴지는 마음 한 켠이 아리아리 한  이것의 정체가 표출되지 않기만을.

내가 만일 촛불을 들면 단순히 초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모르긴해도 나를 태울 것 같아서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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