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

레이디 맥베스!!!!!

monomomo 2002. 6. 21. 03:07







레이디 맥베스 2002!!!!!




취향에 맞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지금껏 본 연극 중에 가장 완성도 있는 연극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이 연극을 꼽을 것이다.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지만

어느 것 하나를 특별히 더 돋보이지 않게 꾸린 연출력에 먼저 감탄을 했다.

어둠 속에서 낯선 이들과 아무 말없이 앉아 있다는 것,

그것 만큼 공포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그것이 설혹 각본에 의해 예고 된 어둠이라 해도

어둠은 일단 공포스럽다.


레이디 맥베스 2002는

그런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는 음악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조명을 받으며

인물들이 등장한다.

첫 장면부터 헉! 하고 탄성이 나왔다.

묘한 공포감이었다.

탄성이 나오는 공포감.

그것은 흔히 느끼는 두려움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뒷덜미를 타고 내려가는 쫘르르 한 전율이 진저리를 치게 만들었다.

묘하게 느껴지는 습한 기운이 어둠과 그 색깔이 일치했고 그 색깔과 일치하게 흐르는 음악.

후두부가 뻣뻣하게 굳어지며 핏돌기가 빨라짐을 느끼게 만들기 시작하며

이 연극은 시작 되었다.


어둠이었다.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부분은 어둠 속에서 공명 되서 들리는

화두 같은 질문들이었다.


이 사람이 누구입니까?

제가 누구입니까?

내가 누구입니까?

무슨 일입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너는 누구냐?

자아입니다.

죄의식입니다.

마음입니다.



아!!!!!

정말이지 감동은 희열에 앞서 고통이었고,

내가 내 눈으로 죽음의 종말을 보는 듯했고,

고통스러운 몸짓들이 쾌락으로 느껴지던 아찔한 순간이,

숨은 느낌 찾기 하듯 팽팽하게 긴장되던,

어둠 속의 아름다운 두려움이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손바닥이 불이 나게 박수를 치면서 생각했다.

이 연극 속에서 나오는 대사처럼

소망하는 것이라고 다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법이겠지만 순간 나는

무대로 뛰어들어 레이디 맥베스를 안아 주고 싶었다.

이제는 괜찮다고,

연극이 끝났으니 괜찮다고,

그리고 그 고민은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객석 등이 켜지고,

낯선 이들과 어둠 속에 앉아서 공포감을 느꼈던 연극을,

공포감을 느끼지 않고 볼 수 있었던 우리들은,

이미 더 이상 낯선 관계가 아니었다.


기실,

내가 보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가?

밤새도록 설치며 이 대사를 끌어안고 부대껴야 했다.

부재와 혼재!

내가 보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가?



*서주희씨!

공연 끝나면 당신이 좋아하는 포도주를 사 들고

내, 수일 내에 한번 삼선교를 가리다.

아니면 당신이 우리집으로 오시던지.



프로그램을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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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 ^*^))// 방글방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