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monomomo 2002. 6. 13. 23:40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ㅡ오늘을 사는 이들의 빈손에 쥐어주는 목탁 하나ㅡ



ㅡ나는 항상 둘이다.
……육체적인 내가 있는가 하면 정신적인 내가 있고, 이상을 좇는 내가 있는가 하면 현실지향적인 내가 있다. 둘은 서로 반목(反目)하기도 하지만 때론 서로 동감하기도 한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이중적(二重的)이고 다면적(多面的)일게다……ㅡ


ㅡ이만희(작가의 변)ㅡ


ㅡ……‘우리’라는 단어처럼 우리한테 친숙하게 다가오는 말도 그리 많지는 않다……우리를 분해 해 보면 그 속에는 수많은 ‘너’와 ’나’들이 각기 개성을 달리하며 존재해 있다……’우리’를 아는 상식적인 ‘우리’가 많을수록 우리들의 삶이 따뜻해질 것……어제의 ’우리’와 오늘의 ‘우리’, 아니 내일의 ‘우리’까지도 ‘우리’라는 어감 그대로의 감성으로 오래 간직할 일이다……ㅡ


ㅡ강영걸(연출의 변)ㅡ


탄성 ; 난 여길 사랑하지. 우선 소란스러운 게 살맛이 나. 그 동안 절이란 곳이 너무 고요해서 생명력이 없었어. 일찍이 원효스님도 복작복작한 시장바닥에서 불성을 체득했거든. 저 별들을 좀 봐. 저걸 보고 있노라면 난 아주 낮고 작아서 미물처럼 느껴지지. 개미가 날 보면 또 그렇게 느낄지 몰라. 거대한 것을 보면 숙연해지기 마련이니까. 인생은 그런건데 그렇게 낮고 작아서 숙연해지는 것인데 왜들 그리 요란하고 굉장하게 떠드는지 모르겠어. 끝없이 한없이 넝쿨처럼 뻗어가는 욕망의 안타까운 모습들이 눈물겨워 아예 웃고 말지. 욕망도 그렇고 출세도 그렇고 모든 게 생각의 갇힘 속에 발버둥치는 한 조각 뜬 구름이거늘.



탄성 ; 모든 일을 자넨 어렵게 풀고 난 쉽게 풀어. 불상만 해도 그래. 자넨 불상이라 하면 부처님의 미소나 자비로운 눈에 있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오직 눈과 미소만을 생각하지.난 그렇지 않아.쉽게 생각해 보자고. 눈 속에 무슨놈의 부처가 있겠나.미소 속에 무슨놈의 부처의 법열이 살아 숨쉬고 있겠어. 예술가들은 그런 조그만 데서 어떤 신비를 찾는지 몰라도 그게 아냐. 부처란 몸 전체에 있다고 생각해. 목도 갸우뚱하고 입도 찌그러진, 척 봐서 느낌이 오는 쉬운 부처! 쉽게 생각하라고. 단순은 복잡 위에 있어.



방장 ; 어떤 사람은 죄 한번 짓지 않고서도 법을 보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살인을 하고서도 깨우치는 사람이 있다……어떤 두 녀석이 나무토막에다 각기 붓글씨를 쓰고 나서 대패로 밀어 보았어. 한 녀석은 댓번 미니까 먹물이 안 보였고 다른 녀석은 삼십번을 밀었어도 먹물이 남아 있었지.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거야. 이것저것 따지게 되면 엷은 글씨가 돼버려.



탄성 ; 일체 유심조(一切唯心造 ;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마음이 움직이면 온갖 문제가 발생하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온갖 문제는 발생하지 않음)라.그 아픔과 안 아픔이 다 니 마음 속에 있느니라.


ㅡ 이상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중에서 발췌 ㅡ



답답했다.

집과 직장, 직장과 집.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고 있을 때.

사람들은 열심히 살고 있었다.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한편 봤다.

개발새발 써 올린 글 읽어주는 님들에게 작은 보답을 하고자

간만에 본 연극 중에서 감명(나만의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깊게 본 대사 옮겨 놓았다.

이런류의 연극은 자주 볼 것은 못 된다.

연극을 보고나서 더 답답해진 이유는

역시 내가 실행하기에는 너무 벅찬 경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축구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짱짱 ^*^))// 방글방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