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독백.
아내가 사라졌다.
친정과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 동료들한테 모조리 연락을 해 보았지만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며칠째 아내를 찾아서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며 돌아다녀 보았지만 찾을 길이 없다.
일단 실종신고를 해 놓긴 했지만 결혼을 한 이후에는 친정에 가도 하룻밤도 안 자고 올만큼
아내는 외박을 하지 않았고 외출 조차도 잘 안 하는 타입이라 무척 걱정이 된다.
아내와 결혼한지 8년이란 시간이 흐를 동안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제발 사고가 아니기를 바래보지만 사고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 가출을 했을 가능성도 짐작해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리에겐 그 동안 계속해서 좋은 일들만 있어 왔다.
아내는 제대로 대우를 받는 작가로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혔고
나 역시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일이 끊이질 않았다. 그 동안 작은 아파트도 장만했고 자동차도 마련했다.
이제 2년만 있으면 나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돼서 조금만 참으면 만사가 형통이었다.
그러니 아내가 가출했을 리는 만무했다.
아내는 늘 나를 긴장하게 한다.
나는 아내가 한번도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거나 틀린 말을 한 걸 보지 못했다.
요즘 부쩍 신경질적으로 변한 아내에게 무심하게 대하지 않았었나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다른 날과
특별히 생각 날만큼 다를 것도 없었다.
탈고를 할 때는 늘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시기인가 보다 하고 가급적이면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없는 것처럼 있었는데…….
그런 아내를 위하여 뭔가를 해 주고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경제적인 안정감과 정신적인 편안함을 가질 수 있도록 마치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일 밖에 없다.
거기에 대해 아내는 한 번도 불만을 토로 하지 않았고 나 역시 만족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우리에겐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 뿐.
그러나 그 문제에 대해서도 아내나 나나 대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나나 아내나 아이들을 키우는데 정신을 쏟을 만큼 여유로운 사람들이 아니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않았다.
우리는 아이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충분히 행복했다.
그런데 그런 아내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ㅡ3부 이야기 계속-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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