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나른한 오후.

monomomo 2002. 8. 7. 22:13








나른한 오후





창밖엔 5층짜리 적벽돌건물

검은색으로 그려진 온천장 마크에

남성장이란 글씨가 쓰인 노란 돌출 간판이 걸려있다.

옥상엔 널어놓은 분홍색 수건은

누군가를 오라고 손짓하듯 펄럭이고 있다.

-저 건물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구나-

누군가에게 걸려 올 전화를 기다리며

군데군데 책상에 앉은 사람들이

체스 판에 올려진 말처럼 보였고

건너편 복사기 앞에서

삐뚤어지지 않게 복사하려 애쓰는

직원의 눈을 피해 본 창 밖 풍경.

옮겨 줄 이 없는 체스 판에 놓인

할 일 없는 말꼴이 되기 싫어

의자를 뒤로 밀고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딱! 딱! 딱!

아! 이 근방에 골프 연습실이 있었던가?

바람보다 먼저 밀고 들어온 골프 치는 소리가

무관심을 나무라듯 머리통을 때린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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