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창밖엔 5층짜리 적벽돌건물
검은색으로 그려진 온천장 마크에
남성장이란 글씨가 쓰인 노란 돌출 간판이 걸려있다.
옥상엔 널어놓은 분홍색 수건은
누군가를 오라고 손짓하듯 펄럭이고 있다.
-저 건물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구나-
누군가에게 걸려 올 전화를 기다리며
군데군데 책상에 앉은 사람들이
체스 판에 올려진 말처럼 보였고
건너편 복사기 앞에서
삐뚤어지지 않게 복사하려 애쓰는
직원의 눈을 피해 본 창 밖 풍경.
옮겨 줄 이 없는 체스 판에 놓인
할 일 없는 말꼴이 되기 싫어
의자를 뒤로 밀고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딱! 딱! 딱!
아! 이 근방에 골프 연습실이 있었던가?
바람보다 먼저 밀고 들어온 골프 치는 소리가
무관심을 나무라듯 머리통을 때린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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