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신과의 약속.

monomomo 2002. 8. 15. 22:53









신과의 약속.





10년도 넘은 일이다.

술을 먹고 속이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곧 죽을 것만 같아서 하나님을 찾았다.

배에다 손을 얹고 문지르며 약속하기를 당신이 존재한다면 지금 제게 기적을 보여달라고 애원을 했다.

무소부지 전지 전능한 능력을 지금 당장 보여 달라고.

만약에 당신이 제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신다면 다시 교회에 나가겠노라고.

정말이지 그날처럼 그렇게 간절히 무엇을 원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기도하는 중간에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아픔이 사라진 것이다.

아~!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난 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이상한 기도를 했다.

언젠가 분명 당신을 찾을 때가 올 것이라고.

그러나 지금은 그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이른바 하나님께 시쳇말로 엉깐 것이다.

그 후로 여러 번 그런 식의 기도 할 일이 더 생겼었다.

뻔뻔스런 나는 그 때마다 또 기도를 했다.

그러나 기도의 내용이 달랐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분명 당신을 찾을 거며,

단지 교회만 안 갈 뿐 마음은 이미 당신과 함께 하고 있으니 꼭 이 기도를 들어 주셔야 한다고 우겼지만,

그날 이후엔 나의 기도는 아무런 효험도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늘 기도를 하기는 한다.

나만의 방식대로.


오늘, 내게는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여기 칼럼 회원이신 자운영님과 싱아님이 손과 팔을 치료해 주러 집으로 오셨다.

말이 그렇지 어딜 간다는 것이 나 같은 귀차니스트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용인에서부터 오셨으니.

쑥 뜸을 뜨고 기도를 해 주고 수맥도 봐 주셨다.

그리고 나로서는 도저히 지키기 어려운 당부를 하고 가셨다.

술 마시지 말고, 담배 피지 말고, 일찍 자고, 기타 등등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이르기까지.

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 내가 어찌 인간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으랴 싶어

딱 부러지게 그러겠노라고 대답은 못 했지만,

그래도 내심 지켜볼까 하고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어쨌던, 적어도 그 두 분께서 오늘 내게 보여 준 행동은

신이나 가능한 일처럼 느껴져서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두 분께 이렇게 글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욕심을 부리자면 제 기도는 이제 효험이 없으니 두 분께서 대신 제 기도 좀 해 주시기를.


*마지막으로 후일 쓰임새 있게 쓰기 위해

두고 보시고 계셨던 하나님이 이젠 그 때가 되어서 찾게 될 것이라고 하신 말씀.

너무 무서워요.

그래서 저 지금 벌벌 떨고 있어요.

도대체 어디다 쓰신다는 것인지.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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