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었다.
읽으려고 읽은 게 아니고 조카의 아들<손주>들이 책을 읽어 달래서 읽었다.
짧은 걸로 두 권을 읽어 주는데 애들이 웃고 난리가 났다.
거 참 이상했다.
바보가 장가 가서 바보짓 하는 이야기책이었다.
나는 아무 맛도 못 느끼며 읽고 있는데 녀석들은 재미가 있었나보다.
조카는 말했다.
읽어야 할 때 읽어야 할 책을 사줘야 한다고.
음…
그래! 읽어야 할 때 읽어야 할 책들이 있지.
내가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고 읽은 책이
아이들에겐 재미가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아이들이 그 책을 읽어야 할 때이기 때문이었다.
책 한 권 사보기 힘들었던 우리 때를 생각하면 요즘 아이들은 정말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오히려 아이들이 얼마나 자기 것화 하면서 정리를 하느냐가 문제가 될 만큼 모든 것이 넉넉해졌다.
동화를 읽고 나서 지금 나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할 때인가라는 자문을 해 본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일이 되버린 지금
일로 책을 읽어내야 하는 부담감과 읽고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책을 읽어 본 지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즐기기 위한 책을 읽어 본지가 거의 1년은 된 것 같다.
책 속에 파묻혀 밤 새는 줄 모르고 울고 웃으며
맘에 드는 대목에선 책을 한 번 안아 보기도 하며 빠져있는 순간만큼 행복한 순간도 드물 것이다.
올 가을엔 자료나 소재를 찾기 위해 숙제처럼 읽어야 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나 행복한 책 읽기를 해 보고 싶다.
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을이 기다려 진다.
신간을 뒤져 가을이 올 때까지 읽을 책 목록이나 만들면서 마지막 남은 여름을 보내며 가을이나 기다려야겠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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