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영화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자.

monomomo 2002. 10. 11. 01:08









오늘 감독이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주어질 것인가 아닌가가 판가름이 나는 날이다.

겉모습 보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괜히 단정하게 입고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작년 이 맘 때 감독이 될 수 있는 문턱에까지 같다가 안 된 악몽 같은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난 정장이 한 벌도 없다.

사십이 넘은 여자가 할 말은 아니지만 진짜로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새도 없었고

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일관성 있게 고집해 온 스타일을 바꿔 가면서까지 정장을 입고 가야 할 곳도 없었다.

“떨어진 옷이라도 니것이라면 부끄러워 하지 말아라”

”사람은 모름지기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라고 말씀하신 아버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살던 내가 오늘은 남방을 꺼내서 다림질을 했다.

내게 있어 다림질이라 하면 연례행사 축에도 못 끼는 일이다.

아예 다리는 옷 자체가 없다.

첨부터 옷을 살 때 다리는 옷은 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리미질처럼 어려운 일도 드물 것이다.

주름 하나 없애면 또 다른 주름이 생기고 그 주름 없애면 또 다른 주름이 생기고……

하여간 오늘 다리미가 제 역할을 하느라 애 좀 먹었다.

어디에 간다고 특별히 옷을 신경 써서 입어 본 적도 없고 화장 또한 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내가

감독이 되고 싶긴 되게 되고 싶은 모양이다.

왠지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세상과 타협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의를 갖추지 않고 그 동안 잘못 살았는지.

어쨌든 나는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야만 후회가 없을 것이므로.

하여 브릿지라고 우기면서 염색을 마다하던 내 흰머리가 갈색 머리로 변하는 부지런 또한 떨어 보았는데.

히히히~~~

자꾸만 쑥쓰럽다.

나만의 세계를 가지고 일 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기를 기도 해 본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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