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쳤을 법한 이 바닥 특유의 법칙이 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도제식으로 일을 한다.
이른바 사부, 일명 오야붕이라는 것이 있다.
당연 꼬붕도 있다.
꼬붕들은 오야붕이 없는 술자리에선 당장이라도 때려 칠 것처럼 오야붕을 안주거리로 씹는다.
오야붕 역시 항상 꼬붕 하는 일이 맘에 안 들어 맨날 다시는 안 볼 듯이 혼을 낸다.
군대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직도 아니면서 이렇게 서열이 확실하고 무서운 곳도 드물 것이다.
이들은 서로 육두문자를 써가며 정이 들고 일을 함께 해 나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야붕은 대 놓고 육두문자를 쓰고
꼬붕들은 그 육두문자를 들은 이후에 오야붕이 없는 곳에서 육두문자를 쓴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분명한 상명하달의 관계이긴 하지만 절대 복종의 의무는 없다.
그렇다고 복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툭하면 으르렁거리면서도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편이 되며 오야붕 있는 곳엔 항상 꼬붕이 있다.
꼬붕은 자기 오야붕 흉을 엄청 보면서도 남들이 조금이라도 동조를 하거나 같이 흉을 보면
금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말을 돌리며 심지어 화를 내기도 한다.
오야붕은 자기 꼬붕이 일을 못한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누가 일 할 사람 소개를 시켜 달라고 하면
괜찮은 놈이라고 소개를 해 주며 심지어 나 믿고 써봐라는 말까지 아끼지 않는다.
나에게도 꽤 많은 꼬붕이 있었다.
즉, 수족처럼 부리며(?) 일을 하던 친구들이다.
벼라별 놈들이 다 있지만 그 중에는 꽤 괜찮은 놈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 놈 중에 한 놈이 지금 내 대신 중국에 출장을 가 있다.
내가 중국 출장을 가지 않기 위해 제대로 된 놈을 하나 뽑아야 할 때 그 놈이 생각났다.
그래도 내 욕을 안 먹히고 일 할만 한 놈은 그 놈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런 얘기를 구구하게 쓴 이유는 내가 지금 그 놈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나에겐 거의 오른팔과 같은 존재와 왼팔과 같은 존재가 있다.
오른팔은 머리와 같은 일을 하고 왼팔은 수족과 같은 일을 한다.
항상 누군가 정리를 해 주면 일을 하던 오랜(근10여년) 습성이 자질구레하다고 느껴지는 중요한 일들을
왼팔이 해 줘야 일이 수월하게 돌아 갈 텐데 혼자 정리를 하면서 하려고 하니 쉽지가 않다.
오른 팔은 내게 창의적인 일을 하라고 쪼지만 기본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정리가 안되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다.
이 바닥 일이라는 게 짠 밥, 즉 경험한 시간과 절대 비례하기 때문에 내가 할 줄 모르는 일이라면 모를까
알고 있는 이상은 아무나 믿고 일을 맡길 수도 없고 한마디로 진퇴 양난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왼팔 정도는 여럿 만들어 놓을 걸 하는 후회가 된다.
심정적으로는 본인이 나의 왼팔이라 생각하는 놈들도 있지만(실제로 절대 복종을 하며-심지어 무릎을 꿇려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문제는 내가 그 놈이 아직은 미덥워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어쨌든 하루빨리 나의 왼팔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하여, 오늘도 일을 하기 위한 자질구레한 잡일을 하다 또 하루가 다 가버렸다.
아~~ 언제쯤 나의 왼팔이 나타날라나~~~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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