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부서진 로봇처럼 스프링,와이어, 케이블, 못들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뛰쳐나와 미쳐 날뛰어
회로를 찾지 못하고 서로들 모르스 부호를 남발해대니 머리가 맑을 리가 있겠는가?
이럴 땐
토드락 탁탁 토드락 탁탁 소리를 내며 양철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뒹굴던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반씩 섞어 볶아 놓은 고소한 콩과 보리를 씹어 먹으며
열어 놓은 방문 밖으로 보이는 키다리 꽃이며 다알리아 꽃들은 보며 콧 노래를 부르던 시절.
다시 못 올 그 시절들.
화면에서 성냥이 그어지면
극장 안까지 환해지며 유황 냄새가 느껴질 수 있을 만큼 가슴에 와 닿는 영화를 만들고 싶건만
작품성도 있고, 완성도도 있고, 감동적이긴 한데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는 저 못난 자식 같은 내 작품을 품고
동냥젖을 먹이려고 돌아 다니는 기분이란 참, 더럽기 그지없다.
얻어 먹이는 주제에 찬밥 더운밥 가릴 것 있느냐고 말 할지 모르겠지만
거저 준다고 해서 상한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그렇다고 상한 음식이라도 누가 선뜻 준다는 이도 없지만.
20년을 기다렸는데 더는 못 기다리겠냐만 자꾸만 일이 진척 되지 못하고 질척거리니 답답하다.
익히 알고 있으면서 왜 이리 조급해지는지 모르겠다.
지난 9월에 크랭크인 했던 작품은 3년을 준비했고 10월에 크랭크인 했던 작품은 1년 반을 준비했었다.
1년 반동안 그 작품을 준비 하면서 도 닦는 기분으로 기다리며 일을 추진해 본 경험이 있건만
이제 겨우 1달 조금 넘긴 일인데… 이러다 세월을 다 보낸다는 것을 알기에 더 답답하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깜박 잊고 시작한 그 놈의 일(사업)만 그르치지 않았어도
아니 시작만 안 했어도, 이럴 때 일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텐데.
에고 답답하니 또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소리를 했다.
에라 모르겠다.
물리치료나 받으러 가자.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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