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는 뭐라고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 잡히게 만드는 한 아이가 있었다.
핏줄도 아닌 것이 살가운 맘을 갖게 만들고
연애감정도 아닌 것이 흥분하게 만드는
친구나 동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이었다.
누군가와 맘이 통해서 또는 동해서 무엇을 도모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영양소로 대신 할 수 없는 생활의 활력과 기쁨을 동반한 에너지가 생기는 일이다.
그랬었다.
처음엔.
그런데 나 모르게 내 작품을 뒤에서 작업하려 했다는 걸 알고
것도 바로 내 밑에서 일하는 아이를 꼬드겨서.
맘에 담아 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했던 말 가운데 이해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알아요? 맘이 떠나는 것은 한 순간이예요. 모르면 친구들한테 물어봐요.-
그저 섭섭 하기만 했던 그말을
이제는 알 것 같다.
맘이 가는 것이 한 순간인 것처럼
맘이 떠나는 것 또한 한 순간이라는 것을.
맘을 지웠다.
가차없이 지워 버렸다.
맘에서 맘 지우기을 하고 나면
조금은 아플지라도
살기가 훨씬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조금 휑한 기분이 들고 아프다.
하지만,
칠월 장마를 피해 갈 수 없듯이
비켜 갈 인연이었으면 만나지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 인연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다만 그 기억이
지금의 섭함만이 남지 않도록 잘 마무리해야 될텐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떤 예견도 할 수가 없으니
그냥 흘러가 보기로 하자.
사람의 진심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해석 하는 일.
나 또한 그러고 있지나 않는지.
혹은 오해가 아닌지.
다만 견해 차이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을 것이며.
상황도 원망하지 않고.
무능함을 더 이상 자책도 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에 맞게.
생각 할 것이다.
다만 잊지 말 것은.
돈으로는.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게 할 수는 있으되.
결코 맘까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명심하고.
명심하고.
잊지말고.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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