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매 혹]
어젯밤 내린 빗물의 길을
온몸으로 걸어서
언덕까지 올라온 미꾸라지 한 마리
햇볕이 나자, 그가 돌아갈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지개가 떴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박영희, [팽 이]
옳게 한번 서보기 위해
아랫도리에 핏물이 든다
채찍을 피하지 않는 저 당당함!
줄에 목을 매고도 포기 않는 저 뜨거움!
일어서고 싶거든
한번 사무쳐 보라
바람 같은 원한이어도 좋다
팽이는 서고 싶은 것이다
어떠한 빙판 위에서라도
중심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울. (0) | 2003.09.03 |
---|---|
살아 있고 싶음에. (0) | 2003.09.02 |
산다는 것은. (0) | 2003.08.23 |
푸념. (0) | 2003.08.19 |
필사적으로 도망가기. (0) | 2003.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