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에서 뜨겁게 살다 간 것들.
하루끼도 그랬고 쿤데라도 그랬다.
에이미도 그랬고 베티블루도 그랬다.
호야도 그랬고 둘리도 그랬다.
그렇게 살다간 것들.
딥스, 이리, 어린 왕자, 랭보, 자끄, 전혜린, 망초꽃, 바다, 벌판…… 은비령의 그 여자와 사비나, 전철에서 눈이 마주친 수줍은 미소를 띈 꼬마 소년의 눈망울, 다른 별에서 수없이 대화를 나누던 또 하나의 나. 등등.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 울 아부지.
난 흥분하게 했던 것들.
그들과 수없이 대화를 나누며 심지어 신열이 올라 한동안 힘들어 하던 것들도 많았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생각하고 사랑했던 것들.
그것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든 안 하든
늘 내 안에서 살았던 그것들.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은 늘 날 설레게 한다
그 설렘은 곧 행복이다.
그것은 내 안에서 살면서 생활의 활력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행복만이 전부가 아니어서 조금은 아플지라도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아름다운 것들이기 때문에 소중하게 보듬고 살아가고 있다.
난 그들이 내 안에서 죽어가며 남긴 유해들로 가득찬 납골당이다.
지금도 그렇게 유분이 되어 내 마음 깊은 곳에 한 자리 차지하고 안치 될
또 하나의 영혼에 사로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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