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지 한 달 가까이 된다.
집을 떠나서도 집 안에 틀어 박혀서도 늘 잘 지내는 나.
딱 중질이나 하면 어울릴 것 같다.(기생도 좋고 남사당도 좋고 써커스단도 좋지만 지금은 없어진 지라)
엘에이 가는 기차를 예약했다.
12시간이나 걸린단다.
언니가 살고있는 오렌지 카운티에 가서 며칠 쉬다가
라스베가스랑 요새미티, 그랜드 캐년에 갈 예정이다.
관광이 목적이 아니었지만 이 지랄 같은 나라 언제 또 오랴싶어서 몇군데 돌아 다녀 볼 생각이다.
여긴 사람들이 어떻게 기차를 타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예약 하는데 무지 복잡했다.
역에 가서 바로 티켓을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걸 알아 내는데 무려 3일이나 걸렸다.
물어물어...결국 내가 못하고 친구가 해 줬다.
이 나라 말 자세히 들어보면 디스 이스, 댓. 더를 벗어나지 않건만...
한국가면 당장 중학교 1학년 영어완전정복이든 필승이든 하나 사봐야 할 것 같다.
어젯밤엔 친구와 친구 남편, 나 이렇게 셋이 와인과 맥주를 마셨다.
모든 부부가 하는 한결 같은 이야기인 노처녀 구제해 줬다는 둥, 나니까 살아준다는 둥, 고맙게 생각 하라는 둥...이야기를 했다.
친구 남편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줬다.
이민 올 당시 즐겨 부른 노래인 것 같다.
가사를 다 외운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날 위해 노래를 한 곡 불러줬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며 가사에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들어가는 노래였는데...
오늘, 난 그 보답으로 솔님에게 부탁해서 가요를 공유 한 뒤 다운을 받아 친구 남편에게 선물로 주기위해 시디를 굽고 있다.
바람이 차다.
어쨌거나..샌프란시스코도 점점 가을 속으로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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