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단죄.

monomomo 2003. 12. 16. 11:11

















아침에 대 학살이 이뤄졌다.



개미 수 백 마리를 죽인 것이다.



춘천에 다녀 온 이후 시트가 흥건히 젖도록 땀을 쏟으며 몸살을 앓았다.



어제, 상태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러 함께 일하던 친구가 왔다.



“뭘 먹어야 원기를 회복할까 연구하다 사왔어요”



그 친구는 내 생에 단 한번도 먹고 싶지 않았던 고구마케익을 내밀었다.



“좀 핼쑥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상태가 양호하네요”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그 친구가 보는 앞에서 삼각으로 된 케익 한 쪽을 꺼내 3분의 1쯤 먹다가 남겼다.

“안 씹어도 돼서 참 먹기는 좋지만 너무 달군”



대충 싸서 한쪽으로 밀어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그 친구는 갔다.



그리고 아침.



차를 마시기 위해 주방에 들렀다가 어제 먹다 남은 케익조각에 까맣게 엉겨 붙은 개미들은 본 것이다.



나는 그것들을 한 마리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들은 내 검지 손가락에 의해 단 한번의 저항도 못 해보고 단숨에 죽어갔다.



내 음식을 탐하여 생명을 위협한 죄.



그 끔찍한 죽음의 현장을 목격하고 살아 갈 개미 한 마리 남기지 않고 단죄를 한 것이다.



아무도 그날을 기억 할 수 없게 해 주는 것.



그것만이 내가 그들에게 베풀 수 있는 유일한 배려였다.



손에 묻은 개미의 잔해들을 씻으며 생각했다.



만일 저기에 케익이 없었다면 개미들은 탐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은 언제 개미를 죽였느냐는 듯 깨끗해졌다.



예견하진 못했지만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임에 틀림이 없다.



난 얼마나 많은 미필적 고의를 흘리고 살았을까?



오늘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 생에 오늘이 존재하지 않은 날이 아니듯



개미,



그들은 내 눈 앞에서 사라졌지만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죄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어쨌든,



어릴 땐 개미들의 행렬을 따라 다니며 날 저무는 줄 모르고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개미는 내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오늘을 기억하자!









Jewel- Foolish game









You took your coat off and stood in the rain

You were always crazy like that

I watched from my window,

Always felt I was outside looking in on you



You were always the mysterious one

With dark eyes and careless hair,

You were fashionably sensitive,

But too cool to care

Then you stood in my doorway,

With nothing to say

Besides some comment on the weather


Well in case you fail to notice,

In case you failed to see.

This is my heart bleeding before you,

This is me down on my knees



These foolish games are tearing me apart

You thouhtless words are breaking my heart

You're breaking my heat



You were always brilliant in the morning

Smoking your cigarettes, talking over coffee

You philosophies on art, Baroque moved you,

You loved Mozart and you'd speak

Of your loved ones

As I clumsily strummed my guitar



Excuse me, think I've mistaken you

For somebody else

Somebody who gave a damn,

Somebody more like myself



These foolish games are tearing me,

Tearing me, tearing me apart

You thouhtless words are breaking my heart

You're breaking my heat



You took off your coat and stood in the rain

You were always like that...
















** 음악 : Jewel, Foolish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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