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리가 좀 컷나?
밖에 나가서 소리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을 하고 들었건만 그래도 좀 컷나보다.
어젯밤엔 앞집 남자가 현관문을 부서질 듯 차면서 나오라고 난리가 아니었다.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온갖 육두문자를 써대며 쌍욕을 해댔다.
너무나 무서워서 나가지 않자 그 남자는 포기를 하고 돌아서며 한마디 던지고 간다.
밤엔 음악 듣지 말라고.
너무나 무서웠다.
벌벌 떨고 잠을 못 이루다가 아침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나 나가봤더니 문짝이 두 군데 푹 패였고 발로 찬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주 예전엔 좋은 곡들만 모아서 음악을 주문하면 레코드 가게에서 녹음을 해 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난 오로지 한 곡만을 앞뒤로 녹음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오디오에 되돌이 기능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또 어릴 적에 불을 때서 밥을 하던 시절엔
트렌지스터 라디오보다 더 큰 건전지를 아이들 기저귀 매는 노란 고무줄로 묶은 라디오를 들으며
부지깽이로 솥단지나 아궁이를 드럼 삼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며 듣곤 했다.
그때 엄마 하시는 말씀,” 뭔 노래 카수를 나갈라나? “알 수가 없다는 듯 뭐라고 나무라곤 했다.
그렇게 노래라면 지금까지 미친 듯이 들었다.
그러던 내가 그때부터 아침까지 음악을 듣지 않았다.
집에 있으면서 음악을 듣지 않고 있었던 가장 긴 시간이었다.
딱히 할 일이 없어진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생각 할수록 화가 났다.
술이 들어 가니 “안 들으면 될 거 아니야?” 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했다.
홧김에 방송을 하던 싸이트 인라이브를 탈퇴했다.
그런데 날마다 음악을 듣는 고향 친구들이 방송을 안 하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을 하고 전화를 한다.
그 친구들이 오늘 다녀갔다.
안 그래도 며칠 전부터 친구 동료들이 연일 다녀갔다.
도대체가 외출을 안하니 불광암에서 도 닦고 있느냐며 다녀 가기도 하고 상태의 심각함을 느끼고 걱정이 되어 왔단다.
오늘 온 친구는 내가 하루만 방송을 안 해도 걱정이 된단다.
뭔 일이 있는지…
그 친구들이 와서 일단 나가서 밥을 사줬다.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오고 온갖 먹거리를 싸 들고 온 친구.
<아가>라는 별명을 가진 나는 친구들한테 항상 애 취급이다.
심지어 한 친구는 “아가 뭐하니?” “아가 밥은 먹었니?”라고 날마다 체크를 한다.
그 친구 가면서 충고하고 간다.
“뭔지는 몰라도 아까운 재능을 썩히지 안았음 해!”
흠…모르겠다.
그 아까운 재능 이란 게 뭔지
하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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