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그리운 사람들.

monomomo 2005. 12. 10. 17:47

살다 보면

가끔씩 그리운 사람들이 문득문득 떠 오를 때가 있다.

나처럼 사람을 가슴에 담아 두고 사는 일이 드문 사람들에게도.

겨울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세밑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몇몇 사람들이 보고싶은 마음이 불쑥 찾아들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다시는 볼 수가 없거나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들이다.

몇해 전에 죽은 친구.

십년 전에 속과 인연을 끊은 친구.

연락이 닿지 않아 만날 수 없는 사람.

수만리 밖에서 사는 친구들.

내 청소년기에 가장 마음을 잘 주고 받았던 죽은 친구는

이 땅에선 다시 볼 수 없다손 치더라도

속과 인연을 끊은 친구는 찾아가 보면 되지만

지난 봄, 그 친구가 지내는 산사까지 가서 산사만 둘러 보고 온 걸 보면

아직 마음이 정리 되지 않아 보기가 두렵다.

수 만리 밖에 사는 친구들은

두어번 직접 찾아가서 만나 봤고

지금이라도 만나러 갈려면 갈 수 있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해서

더구나 나만의 상황이 아니고 그 친구들도 스케줄이 맞아야해서

여러모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절대 불가의 상황에서 못 보는 경우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못 보는 경우들.

그 중 기억에 많이 남는 사람이 몇몇 있다.

내 스무살 시절을 통째로 사로잡은 선생님.

나보다 나이가 갑절이나 많았던 그 선생님은

작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나 늘 생각난다.

벌써 돌아가신지가 수년째 되어가지만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얼굴까지 벌게지며 어쩔 줄 몰라하던 그 표정이 늘 그립다.

또 나를 너무나 사랑해서 어쩔 줄 몰라하던 속을 떠난 친구도 생각난다.

그 친구는 이상하게 좋은 일이 있을 때만 생각난다.

많이 기뻐 할텐데...이렇게 생각하면...환하게 웃던 그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뻑뻑해지면서 터질 듯이 아파온다.

그리고

음악이야 늘 듣지만 블루스를 죽어라고 들었을 때 인테넷 방송을 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나 나나 서로에게 정말 쌍동이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친구다.

살면서 그렇게 마음이 똑 같은 사람을 만나보긴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도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

게다가 그 친구는 아픈 상황이었고 나역시 상황이 몹시 안 좋을 때였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많이 위안이 되었고 위안이 되고 싶어 했는데

어찌어찌하여 소식이 끊어졌다.

역시 찾을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어려울 일도 아니지만

내 사는데 바쁘고 그 사람 역시 나를 찾을려면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도 많지만 찾지 않는 걸 보면 나름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아니면 잊었거나

모르겠다.

죽지 않았으면 볼 날이 있으리라 믿고 싶다.

늘 아련하게 가슴 한쪽을 차지하고 아프게 기억되는 친구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웃게 해 주고 싶어서 노력했던 친구였는데.

언제고 춘천행 기차를 타고 한번 가본다 하면서도 못가고 말았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든지 아프지 않고 잘 살기를 기도한다.

 

이러저러한 사람들.

또 다른 인연들도 머리를 스친다.

피식 웃음이 나게 만드는 사람들.

항상 그들에게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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