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를 걷는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원래는 힘든 일이 아닌데도 힘든 일이다.
사실은 정도를 걷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다.
옳다고 생각되는 길을 걸어 가는 것.
참 길을 걷는 것.
난, 참 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한 길만을 걸어 왔다.
다만 그 매체가 연극이냐, 영화냐, 텔레비젼이냐의 차이는 있었지만
글을 쓰고 드라마를 만들면서 이십년을 넘게 살아 왔다.
부디치는 일도 많았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굳이 누구와 견주어보지 않아도 될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 왔으니까.
일이 좀 더디 진행된다.
마음을 비운 후 때가 되면 되려니 하는 심정으로 진행 해 가고 있긴 하지만
일의 특성상 신앙처럼 믿으며 연애하는 마음으로 설레면서
때로는 목숨을 걸었다고 말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빠져서 하는 일이라서
진이 빠질까봐 염려가 된다.
감독도 그러하고 피디도 그러하고.
근자에 좀 마음이 꾸물꾸물 했던 거 같다.
좋은 사람들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하면서도
일과 상관없이 벌어지는 상황들에게 좀 예민했었나보다.
욕망에서부터 벗어나는 일.
욕망이란 노는 것이고 놀기 위해선 지금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난 나의 일이 나를 구원 해 주리라 믿는다.
일년에 단 한 하루 쉴 날이 없었던 시절.
하루만 쉬었으면 원이 없었던 시절.
하루만 원 없이 자 봤으면 원이 없겠다던 시절.
아니 속옷 빨아 입을 시간이라도 있었으면 싶었던 시절.
한달씩 밤을 새도 오뚜기처럼 발닥발닥 일어 날 수 있었던 시절.
지금은 도저히 정신과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그런지 그 열정을 가진 시절들이 그립다.
이제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통해서 내 하고자 하는 일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도
첨에는 쉬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일을 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내게 장을 펼쳐 줬듯이
나 또한 이제는 그 역할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렇게 할 것이다.
잘은 못 해줘도 맘 편히 일 할 수 있도록.
더불어 함께 걸어 가야 할 것이다.
모르겠다.
가끔씩 내게 있어 일이 아니고서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없는 삶을 산 것 같아서 조금은 허무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또 잠시일 뿐.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이 니힐의 늪을 사랑하기로 했다.
나의 이기에 이기를 더해 그 이기에 빠져 죽는 한이 있어도
나의 것이니까 그냥 사랑하기로 한다.
안 그러면 존재자체를 부정 해야 하니까.
참 길.
정 도.
걸어 가 보자.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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