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monomomo 2006. 11. 23. 14:50

그제, 어제,,,,낙엽이 떨어지는 길을 걸으며 어느 시인이 표현한데로 낙엽이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같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뉘엇뉘엇 해가 떨어져가는 서녘을 향해 하염없이 걸으며 눈물을 찔끔댔다.

여의도,

꿈과 절망을 동시에 느꼈던 섬.

어느해 뉴욕에서 건물 사이로  불어대는 칼바람을 마파람으로 맞으며 되도 않는 영어로 촬영을 하던 날이 생각났다.

여의도에 오면 맨하탄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천루처럼 솟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비스무리하게 건물들이 솟어서일까?

촬영을 마친 어느 새벽, 배가 고파서 헤매던 상해의 한 뒷골목도 생각나고

종아리가 뻗뻗해지도록 싸돌아 다녔던 홍콩의 뒷골목도 생각나고

이러저러한 것들이 생각나는 것이 분명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것일 것이다.

 

아프다.

좀처럼 아프지 않는데 온몸 사방 구석구석 안 쑤시는 곳 없이 다 쑤셔댄다.

예전엔 가끔씩 아플 때마다 재미 있었다.

그리고 약을 먹지 않고 견디는 것도 재미있어 했다.

몸이 아프면 거기 신경 쓰느라고 정신 아픈 걸 잊게 해주는 것이 좋았었다.

온몸이 흥건하게 젖도록 땀을 빼고나면 그 붕붕 떠다는 것 같은 헛헛함이 좋았고

그런데, 이젠 싫어졌다.

정신이든 몸이든 아프다는 건 정말 재미없는 일이다.

아플 때 드는 생각 중에 겁나는 것은 만일에 이러다 죽어서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못하고 시신이 부패되서,,,,

대부분 혼자 사는 사람들이 하는 염려일 것이다.

 

할 일이 태산 같은데,,,

헝크러진 생각을 정리 할 틈도 없이 온 몸이 갸부러지고 지끈지끈 쑤셔댄다.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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