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
험,,
흐음,,
알 수가 없었다.
그이에 대해서.
백방으로 노력을 해 봤지만
내 절대 노력으론 역부족인 사람이었다.
이른바 오빠라는 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나.
부인도, 딸도, 아들도 이해를 못한다는 데
어찌 내가 이해 할 수 있으리.
바람을 피나?
돈을 못 버나?
도덕적으로 엇 나가나?
도박을 하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성실하고
너무나도 착실하고
너무나도 열심히 사는 사내다.
게다가 경제력까지 빵빵하다.
족히 100억은 넘으니까.
그가 갑자기 나더러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사니? 남들은 다 어렵다고 하더라만 너라고 쉽겠냐만 무엇이 어려운지 한 번...(말해봐라가 생략 되어진 걸로 안다)
없어요.
크,,,와이? 어찌하여? 무엇이? 당신에게? 그것을? 궁금하게 하였을꼬?
쨔샤,,손은 더럽게 이쁘군. 70답잖게.
화가 났다.
억장이 무너질 만큼은 아니었지만
흐르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을만큼.
몰랐었다.
그냥, 제사라고 하길레 갔다.
안 갈려고 하다가 간곡하게 오라고 하길레 갔다.
헌데, 난 그런 것이 있는지 조차 몰랐는데 합제 날이라고 했다.
합제가 뭐야?
사전 읽는 걸 좋아해서 왠만한 단어쯤은 안다면 아는 축에 드는 나인데도
뭔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
합제.
부부를 함께 제사를 지내는 날이란다.
쓰바르~~~
그래서 저 생전 첨 본 남자가 내 어머니 옆에 있었군.
왠 낯선 사내가 엄마 사진 옆에 놓여 있길레 저건 뭐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묻지 않았었는데
내 엄마의 남편이었단 말이지.
그렇단 말이지.
그러니 너도 알아라 이말이란 말이지.
그렇담 미리 말을 했어야지.
왜 갑자기 날 놀래키냔 말이냔 이말이란 말이다 이말이야.
쓰바르,,,
뭐든,,저질러 놓고,,,이해를 하라 이말이란 말이란 말이다 이말이란 말이지?
내가 언제 너더러 내 아부지를 인정 하라 했더냐?
내가 언제 내 아부지 제삿날에 너더러 오라 한 적 있었더냐?
그런데 왜 넌 날 이리 당혹스럽게 하지?
가까스로 뭔가 마음을 추스리려고 하다가도
오늘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면 견딜 수가 없어진다.
나만 늘 나쁜 사람 만드는 것 같아서.
왜 나는 다 이해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최소한 말은 했어야지.
이러이러 한 날이니까 어떻게 할 거냐고.
그럼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든지 아님 안 가든지 했을 거 아니냐고.
"좋은 분이셨어, 널 참 많이 사랑했었지"
허!!
그래서?
그 말이 지금 나에게 위로가 될 것 같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만 쏙 빼서 술 따르게 하고 절하라고 하더니
이거였었구나.
몰랐었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모르겠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해 해야 하는 건지 어떤건 지.
그래도 말이다 참 마음이 넓다. 니 오빠가 너 생각해서 아부지 기일에 합제를 안 맞추고 어머니 기일에 합제를 맞췄잖니?
이런 사람 드물다. 아니 없다. 고맙게 생각해라.
크~~~~~~
죽어도 이해를 해 줘야 하는 상황이구나.
얘 간다네, 뭐 좀 싸 주지?
아뇨, 바빠서 먹을 시간 없어요.
거절은 늘 쉽다.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을 주체 할 길이 없었다.
아,,,저 남자,,,저 사진 속의 남자가,,,예전에 내 엄마의 남편이었었구나.
아무 것도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었었다.
그 남자의 기일에 내가 가는 것이 부담스러울까봐
내 엄마의 기일에 합제를 맞춰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듬뿍 느껴야 하는 날인데
나는 왜 이리도,,,,,
모르겠다.
아무 것도.
복 주가리도 없는 그 똘똘하게 생긴 남자.
엄마 19살에 돌아가셔서인지 참 젊어 보였다.
하여 어쩔 수 없이 늙은 내 엄마 사진을
청춘으로 돌려 놓는 초상화를 처음으로 접한 날이다.
좀 오래 사실 것이지 그러셨어요.
그러면 엄마의 나날이 길지도 않았을 것이고
나 같은 건 태어나지도 않았을 텐데.
당신은 일찍 가서 좋았을지 몰라도
살아 남은 자들은 힘들었답니다.
그 죄값으로 당신만 가슴에 새기고 살지 못한 엄마
그냥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승에서 못한 삶, 원도 한도 없이 사세요.
이 다음이 문제네.
그렇담 울 아부지한테는 뭐라 그러지?
그토록 살고 잡던 여자였다는데.
에라 모르겠다.
후미진 골목에서 쌍권총질을 하든
주차장에 가서 각구목을 휘두르든
아님 둘 사이에 한 여자를 두고 이단 옆차기를 하든
내 알바 아니다.
어떻게든 알아서 하겠지.
* 생전에 좋아하시던 시다. 곡조가 붙은 걸 아셨다면 좋아하셨을 것이다.
꿈과 근심
밤 근심이 하 길기에
꿈도 길 줄 알았더니
님 보러 가는 길엔 반도 못 가 깨었네
새벽 꿈이 하 짧기에
근심 짧은 줄 알았더니
근심은 근심으로 끝 간 데를 모르겠네
만일 님에게도 꿈과 근심 있거든
차라리 근심이 꿈 되고 꿈이 근심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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