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길을 떠나기로 했다.

monomomo 2007. 2. 23. 08:12

길을 떠나기로 했다.

처음 생각은 즉흥적이었으나 뉴질랜드로 갈까? 아님 유럽으로 갈까? 나름대로 고민을 하다가

새벽에 친구랑 통화들을 하고 난 뒤 미국으로 가기로 했다.

다 친구들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미국이 가장 편할 것 같아서 그리로 결정했다.

3월 말에 그 정신치료가 끝나는대로.

내가 나라는 사람을 알기에 어찌어찌 마음을 정리하는데 5월 말로 잡아 놓은 이상

쌩짜로 견디는 건 너무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공간 이동해 볼 작정이다.

마음을 도둑 맞고 싶은 마음에

마음과 이성은 다 정리가 되었는데

어떤 습..그 습이 힘들어서 날 괴롭혀 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화두는 비밀과 거짓말이다.

 

 

몇 해전, 은희경씨를 만났다.

마이너리그라는 작품을 영화화 하기 위해서.

당차고 대찬 글과는 사뭇 다르게 생긴 아주 여성스러운 아줌마였다.

목소리도 그랬고 생김새도 그랬다.

거절 당했다.

이유인즉은 친구가 영화화 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는데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라는 작품도 몇 번이나 드라마나 영화를 하기 위해 기획을 했지만

어둠침침하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앞으론 더 이상, 마이너리그나 블루칼라를 위한 작품을 구상하지 않기로 했다.

백설공주나 신델렐라 같은 작품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하여, 비주류 인생을 위로하는 작품을 늘 기획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영화가 이젠 더 이상 꿈의 공장이 아니다.

내가 기획하는 작품이 먹히지 않는 이상 내가 변해야 한다는데 걸리는 시간이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렸다.

그래도 조금은 억울한 느낌이 드는지 그냥은 못 넘어 가겠어서 길을 떠나기로 했다.

어차피 살거라면 이리 살면 안되겠기에.

다녀와서는 좀 색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눈을 딱 감아 버리려면 최소한 그래야한다는 판단이 섰다.

다만 꿈이 있다면 쓰레기 같은 작품을 내 놓지 말아야 할텐데,,정도다.

 

무식하게 오래 산다하니 좀 걱정이 된다.

남편 대신 들어 놓은 보험이 무려 일곱개나 되니 뭐 그닥 말년이 구차하진 않겠지만(게다가 정부에서 주는 맛 없는 쌀이라거나 차비는 준다하니 굶어 죽진 않겠지만)

사람 일이란 게 모를 일인 관계로다가 여차직해서 비명횡사라도 할라치면 그 수혜자가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돌아 가도록 다 설정 해 놓았다.

살면서 보지 못하는 이들에겐 한 일이 없는 삶을 산 관계로다가.

내 마지막 꿈인 놀면서 환경 운동을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려면 그래도 영화가 하나쯤 대박이 나줘야 하는데,,,모르겠다.

 

존재자에게 존재하는 그 존재.

영원히 알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한 날 눈을 뜬 아침에

인식에의 욕망이 사라진 지금처럼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할 날도 오겠지 싶은 희망적인 생각을 가져 본다.

절망이 주는 희망.

것도 그닥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디선가 흐느끼고 있을 나도 모를 내 영혼에 마침점을 찍기 위해서라도.

 

어쨌든 미쳤나 보다.

날 버려야 살 수 있는 세상에 무에 미련이 있다고 이리 미련을 떨며 살려고 하는지.

미쳐야 살 수 있다면 한 번 미쳐보지 뭐.

곧 지구의 종말이 올 것 같은 확신이 꼭 자연의 변화가 아니라도 느껴진다.

내가 변하면 그때는 지구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어느 분의 말처럼 이렇게 변하고 있으니

쩝,,,

 

 

이정열-그대고운내사랑

 

모르고 살았을 마음 나눔의 의미를 알게 해 준 내 생에 단비 같은 존재,

내가 잘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는

그 귀한 사람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며 기도 한다.

삶의 무게를 덜어 줄 수는 없으나

살아있는 동안 건강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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