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이제는 내가 떠나야 할 때,

monomomo 2007. 3. 6. 05:32

한 때,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거 떠난 시기가 있었다.

유학

결혼

죽음

이민

그리고 속세로부터,

 

그들은 외형상

공간과 거리만으로 떠난 듯 싶었으나

점차 마음도 떠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에 마음을 두고 떠남을

아니 떠났다기 보다도

더 가까운 것들이 생겨난 것일 게다.

하지만

어느 한 해

동시다발적으로 맞닥뜨려진 상황에

나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나는 그것을 징크스라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떠나는구나,,,

하여

무엇이든 좋아지는 것들을 겁내기 시작했다.

니 것

내 것

이런 소유의 개념은 아니었지만

어떤 사유라도 마음에 두면 떠날 것이라는

지레짐작하는 버릇까지 생겼다.

우정이든

연정이든

인간적인 정이든

사유하는 즐거움 보다

상실감의 아픔이 더 싫었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 아마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함께 있으면서 함께이지 못하는 검불같은 관계나

마음에 두고도 함께하지 못하는 허허로운 관계나

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생각해 보니

그들은 올곳이 내 마음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삶과 죽음으로 갈라 놓은 관계도

수만리 거리를 둔 공간으로 갈라 놓은 관계도

어쩔 수 없는 인연이 갈라 놓은 관계도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아련하게

올곳이 내 안에 살아 숨쉬면서 함께 교감하고 있었다.

마음,

그게 어디냐 생각해 보지만

아니, 그렇게 생각하련다.

빗나간 적이 없는 나의 예감들

이젠 그 예감마저 들지 않는다.

온통 아수라장이다.

 

이제는 내가 떠나야 할 때,

무엇으로부터?

어디로?

왜?

 

하여간.

 

* Cello 곡을 선별해서 인코딩을 걸어 놓고 누웠다.

   밤새 컴퓨터 지가 알아서 해놨겠지 싶었는데

   잠깐 붙인 눈을 뜨고 보니 두번째 곡에서 에러.

   으,,,,, 꿍얼꿍얼, 중얼중얼, 횡성수설.

   고약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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