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1> 마당 (낮)
마당에 서서 태양을 보는 소년.
눈을 찌푸리고 한참을 보다가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태양을 본다.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소년.
ㅡF.Oㅡ
ㅡF.Iㅡ
S# 2> 툇마루 (낮)
툇마루에서 고개를 갸웃 거리며 태양을 계속 쳐다보며 뭔가를 도화지에 그리는 소년.
가위로 그린 그림을 오린다.
ㅡDISㅡ
S# 3> 마당(낮)
소년, 마당에서 깎고 다듬으며 뭔가를 만들고 있다.
ㅡDISㅡ
S# 4> 마당(낮)
소년, 활을 만들었다.
소년, 활 줄을 튕겨 보더니 태양을 쳐다본 후 얼굴을 찡그린다.
태양을 향해 화살을 넣고 시위를 당겨 조준을 하는 소년.
화살이 나감과 동시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빠르게 ㅡBlack Outㅡ느리게ㅡWhite InㅡDISㅡ
S# 5> 방안(낮이지만 밤 같음)
창 밖은 캄캄하다.
소년의 방은 환하다.
창 밖 어둠에서 카메라 천천히 이동하면 소년의 웃는 얼굴로 이동.
카메라 계속해서 이동하면 벽에 소년이 그린 태양 그림이 붙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소년의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빠르게 Cut Out.
어느 해인가 썼던 단편 시나리오다.
태양을 쏴서 떨어뜨려 버린,
그리고 자기만의 태양을 방 안에 가져다 놓은.
내겐 두가지 알러지가 있다.
그 하나는 햇볕 알러지고
그 둘은 털 알러지다.
털이야 뭐 털 달린 짐승을 안 키우고 카페트도 안 깔았으니 괜찮다.
문제는 햇볕 알러지였는데
한 여름에 잠깐만 햇볕에 노출이 되어도 좁쌀만한 두드러기가 돋는다.
아주 작은 물집이다.
아마 그 생각이 나서 쓴 것 같다.
나만의 태양.
달은 무섭지 않은데 유독 태양을 무서워 한다.
하여, 내 집 안 방 통 유리는 극장에서 치는 안막 커튼이 쳐 있다.
햇볕이 정통으로 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아는 이, 내 이러저러한 증세에 대해 진단을 내리고 처방전을 주기를
양기 부족이란다.
남자친구만 생기면 다 해결 될 일이란다.
참내,
친구야 많지.
저 처방에 쓸모있는 친구들이 아니라서 그렇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웃기는 일이 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엠티를 가면 남여가 한방을 써야 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었다.
그럴 때 난 여지없이 왼쪽엔 남자들 쫘악~~오른 쪽에 여자들 쫘악~~ 눕히고 잤던 가름목 역할을 했다.
지금처럼 호사스럽지 않게 촬영할 때도 연출부 방 하나를 주면 예의 여지없이 난 또 남여의 가름목 역할을 했다.
어쨌든,
태양을 안 봐서 부족 한건지
아님 아는 이가 말하는 의미의 양기 부족인지는 모르나
처음엔 흔들어 놓은 샴페인 병 뚜껑 따 놓은 것 마냥 잘 솟구치던 것이
똥줄까지 땡겨도 헛 구역질만 나더니 드디어는 피가 나왔다.
안 아프면 비정상이지, 지 위가 뭐 강철로 만들어진 것인 줄 아나?
진 종일 토하고 있으려니 힘이 딸린다.
이럴 때 드는 허튼 생각 하나.
양기는 슈퍼에서 왜 안 파는지 몰라.
슈퍼가 작으면 뭐 백화점이라도.
헌데, 음기는 충천하기나 한가?
어쩌면,
남편이라고 있으면 지가 공사판 십장인 줄 알고 노가다판 막 일꾼 부려먹듯 부려 먹을까봐,
어쩌다,
자식이라도 내질러 놓으면 다리 몽뎅이 부러뜨려 전철 입구에 앉혀 놓고 앵벌이라도 시켜먹을 못된 에미가 될까봐,
하나님이 다 알아서 이리 살라하신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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