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편지

monomomo 2007. 3. 16. 15:44

밝고 명랑하신 손여사님 보시나게.

 

보낸날짜 | 2007년 3월 16일 금요일, 오후 15시 28분 47초 +0900

 

 

첼로 보낸 것이 말이다.

내가 그냥 저냥 선곡 한 것이 아니고

어떤 레이블에서 좋다고 권한 것이여.

거기서 있는 거 보낸 것이니 잘 뒀다가

니 딸내미(아들놈도 들려주고) 듣게 해라

어차피 배우는 것이면

청음이 더 중요하니까.

많이 들어야, 것도 습관처럼 연주도 잘 할 수있다는 건 네가 더 잘 알게야.

에미가 아이들에게 어둡고 침침한 감정을 노출시키면

아이들은 그 정서를 고스란히 무의식 중에 상처로 기억된다.

특히 지금 네 아이들처럼 사춘기에 접어든 애들에겐 더욱 그렇지.

아이들이 널 닮으면 안되니까

정서적으로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 주도록,,,

 

 

봄이라고 잡 생각 헛생각 하지 말고

정신 단단히 챙기거라.

잠시 잠깐의 헛헛함 때문에

꿈같은 짧은 시간 기쁘자고

오방 괴로운 나날 보내면서 사는 인연 꿈꾸지 말고.

사람을 믿고 믿지 않음은

네 자신이 얼마나 남에게 신뢰감을 주었는지를 먼저 생각하면

그 해답이 나온다는 것도 잊지 말거라.

내,,일생에 남에게 싫은 소리 아까워서 안 하는 사람인데

팔자에 없는 동생

네게 특별히 해 준다.

크큭,,

집에 있는 동안 네 음악이 있으면 그거 듣는데

없으면 좀 거시기 하구나.

너야 뭐 나 안들으면 좋아라 하겠지만.

메렁~~!

 

첼로 마져 보내마.

시간이 없어서 들어 보질 못해서 못 보냈다.

듣는데로 계속 보낼 것이니

따님을 위해 시디 앨범 한 열장 사는 셈치고 400기가짜리 하드 하나 장만 하시지?

보낼 곡이 느무느무 많다.

 

 

꿈에 보여서 전화했다.

어찌나 쫄쫄 따라댕기는지,,

종종 연락도 하고 그래라,,

이 웬수야.

항상 건강하고 좋은 엄마가 되기를 기도하마.

 

음악을 공기와 같이 함께하는 것이지 뭐 목매고까지 들을 이유는 없다만은

소리가 듣기 싫다니 몇가지 정보를 주마.

민간요법인데 어지럽거나 이명이 있거나 소리가 싫어지면

귀에 있는 세반 고리관(달팽이관)에 이상이 있어 그런다.

알다시피 세반 고리관이 평형감각을 잡아주잖냐.

허니 머리 아픈 거랑은 별개야.

그건 이비인후과에 가도 아무 소용이 없어

달팽이를 잡아서 고아 먹거나 매미 껍질을 갈아서 물에 타먹으면 효과가 있다.

손바닥를 펴면 어린 아이 기저귀 갈때 다리를 위로 치켜 올린 모습이다.

그 안에 오장 육부 기능을 다 관할하는 압점들이 있어.

머리가 아플때는 가운뎃 손가락을 지압 해 주면 좋다.

박수도 많이 치고 앞뒤로 돌려 가며.

한 30번 파리 새끼마냥 잘못했다고 비빈 후 얼굴에 갖다 대면 혈기, 화색도 좋아진단다.

-뽀너쓰-생명선이 끝나는 지점 가운데를 지압하면 성기능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난 뭐 그럴 일이 없어 확인한 바는 없다만. 돈 쓰는 재주 밖에 없는 널 위해 애 쓰는 마당쇠한테도 갈차 줘라.-

그리고 팔 다리가 쑤시거나 아프면 돼지 족발을 푹 고아서 먹으면 좋다.

그것이 느끼하고 정 먹기 힘들면 거 뭐지..돼지 등뼈 고아서 파는 거.

그거 사 먹으면 좋다.

글루코사민인가 하는 거처럼

골다공증인지 물렁뼈 이상인지에 젤라틴이 좋은데 돼지 족발에 많잖냐.

그리고 잠은 대추를 사다가 푹 고아서 믹서에 간 후 거름망에 걸러서

저녁 때쯤 미음처럼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두번 해 봤다.

물론 귀찮아서 안 한다만.

뭐든지 마이신 류의 항생제는 피하고 생약 위주로 먹도록 하고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닌 원인을 제거해서 증세를 다스리도록 하거라.

우리 할아부지가 한의사셔서 아버님이 그쪽으로 많이 알아 내게도 늘 이르던 말씀 중 하나다.

 

몸 건사 잘하고.

알랑가 몰라.

실로폰이란 악기가 있는데

주파수가 같아서 두대를 놓고 한대만 연주를 해도 두대 다 소리를 낸다고.

이 말이 무슨 말인고 하면

니가 아프면 나도 아프니까 잘 챙기라는 말이다.

 

PM: 4:27

 

** 2기가가 넘으면 안 가서 거의 2기가 가까이만 짤라 보낸다.

파일 검색기도 같이 보낸다.

다 보내고 난 후엔 봄에 들을만한 곡으로 보내마.

음악이 이상하게 계절을 탄단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현악곡들은 자연 자기 공명이 아니라서

뇌를 긁어댈 때가 있으니까 신경이 날카로울 때는 피하도록 하는 게 좋다.

락, 재즈, 블루스

거의 미친듯이 에너지를 쏟아가며 들었던 음악들이지만

사람의 감정을 너무 쥐고 흔들어대서

이방, 저방 좋다해도 서방이 최고라고

이 음악, 저 음악 들어 봤어도 클래식이 최고더라.

내게 있어 음악은 서방같은 존재다.

 

 

PS:으~~~~~인터넷이 끊어졌다.

 몇분 안 남았었는데,,,

 

PM: 11:52

 

 

작년 이맘 땐 감기 된통 걸렸드만

목소리가 초롱초롱(사실은 흐리멍텅)해서 좋았다.

보기 싫은 꼴, 미국 가기 전 4월에 한번 보자.

네가 스케줄을 잡아 보던지.

네가 서울에 올리는 만무하고

아무래도 내가 춘천행 열차를 타야 것쟈?

 

................

 

앗~!

이럴 수가.

인터넷 익스프로러가 어쩌고 저쩌고 에러.

 PM: 8:52

 

.................

 

훔,,,

 

이 무딘 성격에도 짜증이 날라 그러네.

이번에도 중간에 에러나면 나중에 보내마.

음악 들으며,,

 

AM: 10:59

 

 

 

**거의 만 하루를 안 가고 너무 괴롭힌 편지라서...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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