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允) 윤(允) 축축한 날엔 젖은 영혼을 가졌던 한 여자가 생각난다. 유난히 음습했던 여자 커다란 눈에서 퇴폐가 두터운 입술에서 탐욕이 꿈틀거렸던 여자 굵은 웨이브 퍼머넌트 한 머리카락을 눈도 코도 안 보이게 풀어헤치고 손톱 밑에 까맣게 때가 낀 손가락으로 가늘고 길었던 장미 담배를 피우며 음악.. 끄적끄적 2003.01.28
11월. 11월 11월은 무섭다. 글자가 아니라 채찍으로 보인다. 앞에 있는 1자는 왜 그렇게 살았느냐고 때리고 뒤에 있는 1자는 남은 달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때린다. 11월은 괜히 좋다. 1자 하나만 있어도 좋은데 세상에나! 내리 직선으로 꽂히는 글자 1이 두 개나 있어 너무 좋아 슬퍼진다. 짱짱 ^*^))// 방글방글. ... 끄적끄적 2002.11.01
불륜. 불륜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으면 길바닥에 깔린 보도블록도 십자가로 보이고 지하철 역 벽에 붙은 타일마저도 십자가로 보인다. 짱짱 ^*^))// 방글방글. ................................................................................................................................................................................... 끄적끄적 2002.10.30
혼자 걷다 보면. 혼자 걷다 보면 모르는 길을 혼자 걷기란 길을 잃지 않고 걸을 수 있어서 좋고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정해 놓고 꺾어 걷지 않아서 좋고 약국을 끼고 슈퍼 쪽으로 오다 보면이란 말을 외우지 않아도 되니 좋다. 혼자 걷기 좋은 날엔 햇볕이 조금 뜨거워도 참을 수 있다. 혼자 걷다 보면 마주.. 끄적끄적 2002.10.28
죽고 싶을 때마다 한잔? 죽고 싶을 때마다 한잔? 베란다에 이리저리 시체처럼 나뒹구는 빈 소줏병을 보며 저 만큼 죽고 싶었구나하고 생각했다. 찌그러진 캔 맥주 빈깡통보다 값싸 보이는 인생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그래 보이는군. ...... ...... ......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 짱짱^*^))// 방글방글. ......................................... 끄적끄적 2002.10.27
슬픈 날. 슬픈 날 이유는 없었다. 그냥 첨에는 슬퍼서 울었다. 나중엔 누가 와서 왜 우느냐고 묻기를 기대하며 울었다. 그리고 또 울었다. 누가 와서 왜 우느냐고 물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울었다. 그 후엔 울고 있는 내가 불쌍해서 울었다. 누가 만일 내게 왜 우느냐고 물어줬다면 아마 또 그 말에 서러워서 울었.. 끄적끄적 2002.10.26
꿈속의 사랑. 꿈속의 사랑 ...... ...... ...... 나른한 오후. 맑음. 맑음. 맑음. 사로잡힘. 통으로 내 줘도 아깝지 않을 여백의 시간. ...... ...... ...... 낮잠. ...... ...... ......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상 하나. 이어지는 몽타즈(MONTAGE). ...... ...... ...... 몽환 상태. ...... ...... ...... 타는 목마름. 정으로 쪼개는 듯 아픈 양쪽 관자놀.. 끄적끄적 2002.10.22
혼자 또는 함께 그러나 결국은 없는. 혼자 또는 함께 그러나 결국은 없는 그 사람과 한참을 얘기하다 고개를 돌려 실눈을 떠보고 ...... ...... ...... 실없이 웃곤 눈을 감는다. 그 사람과 한 참을 얘기하다 손을 내밀어 더듬어 보고 ...... ...... ...... 실없이 웃곤 손을 거둔다. 내 맘속에 늘 함께 있어도 함께 할 수없는 당신의 부재. ...... ...... ..... 끄적끄적 2002.10.22
추억 만들기. 추억 만들기 신촌에 가면 낡은 왜정식 역이 하나 있어요. 그 역에 가셔서 종점 가는 기차표를 사세요.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그냥 있지 말고 역사 앞 슈퍼마켙에 들러 캔 커피라도 사세요. 캔 맥주라면 더욱 좋겠죠?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빨간 지붕 위에 십자 탑이 우뚝 솟은 교회가 보여요. 그 .. 끄적끄적 2002.10.20
내 마음의 자전거를 타고. 내 마음의 자전거를 타고 쉴새 없이 구르는 눈동자에 가속도가 붙으면 내 눈은 어느새 자전거 바퀴로 변한다. 눈꺼풀을 내리고 페달을 밟으면 뱅글뱅글 돌면서 그 곳이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 ...... ...... ...... 당신도 나처럼 눈 자전거 만들어서 씩씩하게 페달 밟고 나에게로 오세요. 짱.. 끄적끄적 200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