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돈이 없어서 사람들을 부릴 여유가 없었다.
하여 아이들을 유학 보내면서 직접 가서 애들 수발을 들 수 밖에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이 없어서 남들처럼(여기서 남이라 함은 누구를 지칭 하는지 모르겠지만)
겨우 평당 300만원하는 땅을 300평 밖에 못 사서 작은 집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남편 연봉이 겨우 1억 조금 넘은지라 하고싶은 일을 못하고 살아서 늘 힘이 들었다.
겨우 건축가고, 겨우 기자고, 겨우 피디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다.
온 세상을 다 평정하고 남아돌고도 모자랄 만큼 넓고 넓은 마음을 가진 그들.
그 가난한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서
유학 보낼 애도 없고
전세를 살면서 집을 짓기는 커녕 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나로서는 꿈도 못 꿀 그들이 말하는 작은 집조차도 지을 여력이 없고(생각조차 없지만)
겨우 연봉 1억 밖에 못 벌어다 주는 남편도 없는데도
어찌나 내가 부자처럼 느껴졌는지.
부자고 가난하고 하는 문제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오늘은 좀 이상했다.
왜 이들 앞에서 내가 부자였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하여 나는 이들처럼 가난하게 사느니
차라리 나처럼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실지언정
하룻밤에 3~40만원 어치 유흥비를 쓰면서 300~400만원 쓰지 못한다고 불평을 하며 살지 않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솔직히 말해서 자본주의 사회니까 돈이 있어서 쓴다는데 뭐랄 것도 없겠지만서도.
물론 직업상.
하룻밤에 3천만원까지 쓴 술 자리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그땐 1년을 날밤 새며 개고생 했던 스텝들을 위해 만든 자리였고 숫자가 거의 200명 정도 되는 쫑파티였다.
그래도 많긴 하지만.
누군가 사직서를 내면서 구구절절 옳은 말만 써 놓은 내용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풍족하진 않지만 3~4만원이면 술 마시는데는 떡을 치는 거 아닌가?
모자라면 쫌 더 쓰고.
5만원.
이 만큼 쓰고 사는 것 조차 너무 풍요로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것도 모자라면 더 쓰지 뭐.
10만원.
건 좀 많나?
모르지, 나도 어떤 남들에게 저렇게 비춰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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