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바보같이 이 시나리오 도용 문제를 어따대고 내 작품을 가지고 4억을 챙겨? 뭐 이런 단순하게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했다.
헌데 회의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가끔씩 있는 표절과는 다른 엄연한 도용인 문제는 다시는 일어나면 안되는
엄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시 나는 머리가 나쁘다.
선배, 후배, 동료들이 걱정하는 건
복잡 한 것 싫어하는 성향상 그놈의 귀차니즘이 또 몰라몰라몰라 그러면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였다.
나 보다도 더 흥분하고난리 법썩을 떨었다.
그에게 감독 할 기회를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제목도 바꾸지 안고 뻔뻔하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4억이라는 현상금을 내 건 공모전에 감히
영화를 실패하고 자살을 생각하다 다시 일어서본답시고 머리칼 죄 밀어 가며 피땀 흘려 쓴 시나리오를 도용 할 생각을 했을까?
간댕이가 부은겔까?
아니면 돈겔까?
지금 한창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어서
그 염치없는 감독에게 방해가 될까 봐 전화를 유보하고 있다.
7월 10일쯤 크랭크 업을 한다고 하니 조금만 참아보기로 했다.
더러운 직업근성이다.
군자는 대로행이라는 무식한 글귀가 왜 자꾸 떠오르는지,,,
그는 지금 행복해 할까?
두 다리는 뻗고 잘 수 있을까?
참고로 난 저런 일은 상상도 안 해 본 일이었지만
어릴적에 서랍에 있는 10원짜리 동전을 꺼내서 빠다볼이라는 캔디를 사먹고 아부지한테 뒤지게 맞은 기억이 있다.
아무리 그 어떤 합리화 내지는 적당한 위로의 사고를 대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내 인생 일대의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었고
상대는 물론이요 나는 아마 죽을 때까지 용서하지 않을 거짓말 사건을 가지고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1년 넘게 지금까지 치욕스러워하며 울고 불고 밥도 못 먹고 술 퍼 마신 걸 생각해 보면
그는 분명 강심장인게다.
내 불같은 성질에
일찌기,,, 그나마 이렇게 흥분하지 않고 담담히 대처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모르긴 해도 그 정신 건강 세미나랑 이뭣꼬 화두를 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란 말을 자꾸 되뇌이게 된다.
당췌 문장이 이어지지 않는다.
흥분하지 않았다며?
*송해성 감독은 타짜를 준비하다가 후배 감독이 자기한테 달라고 해서 주고
본인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했다.
둘 다 성공했다.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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