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결혼을 하기로 했다.

monomomo 2008. 1. 1. 13:48

결혼을 하기로 했다.

아니 하기로 했다기 보다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디쳤다.

믿거나 말거나 살면서 단 한 번도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지 않아서 인지

얼떨결에 결혼하기로 결정지어진 대로 이끌려 가다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 결혼 준비를 하느라고 바쁘게 움직이는 주변인들을 보면서 난감하기까지 했다.

결혼을 왜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이유들을 댔었고

내 생에 결혼이란 없다라고 선언을 한지라 쪽팔리고 쪽 팔리고 또 쪽 팔렸지만

어쩌랴 그리 결정이 내려진 것을.

내가 입을 하얀 드레스를 보면서 저걸 입고싶지 않기 때문에 결혼 할 수 없다고 억지 소리를 하기도 했었는데 저걸 입어야만 하다뉘,,,

사람들이 가끔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해야 했다는 둥.

어찌어찌 하다보니 결혼을 했다는 둥.

부모가 시켜서, 나이가 되서, 밥은 안 굶길 것 같아서, 애 아범으로 그닥 나쁠 것 같지 않아서 등등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가

"미쳤어, 그런 게 어딨나?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거지, 할 게 있고 안 할 게 따로 있지 결혼을 등 떠밀려 한단 말이야?"라고 생각했었었는데 정말로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도 있구나,,,이럼서 결혼을 준비했다.

그러면서도 호시탐탐 도망 갈 궁리를 찾고 있었다.

주위를 돌아 보니 검은 양복을 입고 귀에 리시버를 꽂은 건장한 보디가드들이 행여 내가 어디로 도망 갈까 봐 망을 보고 있었다.

음식 준비들을 하고,,,그 와중 나는 만두와 빈대떡을 유심히 보면서 저걸 먹어야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편은 이 병헌이란다.

이제 곧 결혼식 준비를 해야 해서 드레스를 입어야 한단다.

앞이 캄캄해지려는 순간 갑자기 환해졌다.

눈을 떴던 것이다.

꿈인 줄 알면서도 어찌나 놀랐던지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보고 이른 시간이었지만 혹시나 또 잠들면 결혼을 하게 될까 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앉았다.

꿈이었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

후배한테 이야기를 해 줬더니, 왈.

"그래도 그렇지 이병헌이라는데 한 번 해 보지 그랬어"

하하하하

뭐 이런 기괴한 꿈을 다 꿨나 싶다.

혹시나 준비하는 방앗간이 성업을 이루려나? 라는 헛 꿈을 꿔 본다.

 

 

 

x-text/html; charset=UTF-8" loop="-1" autostart="true  " 안보이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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