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치졸한 작태를 보고있노라니 부화가 들끓는다.
내, 살면서 일생에 거짓말로 한 인간을 괴롭게 한 죄로 나를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워 하거늘 저 죄를 어찌 다 받을려고 그러는지.
코미디가 따로 없다.
어젠 원도 한도 없이 울면서 걸었다.
한 아비의 왜소한 뒷모습이 가슴을 팼다.
흘러 내린 눈물이 얼굴을 뒤덮어 겨울 찬바람에 꽁꽁 얼었다.
거울을 봤더니 퉁퉁 부은 게 가관도 아니다.
영쩜 영영영영영 일초도 함께하고 싶지 않는 시간이 얼른 지나가 주기를 바랄 뿐.
남의 목숨 줄을 가지고 쥐락펴락하는 꼬락서니라니.
나야 뭐 고향에 가면 집 있겠다, 먹거리 걱정 없겠다, 봉양할 부모 없겠다, 가르칠 자식 없겠다, 병든 남편도 없으니 미친년처럼 개발새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따질 수라도 있지만 부모 된 죄로, 지아비 된 도리로 참고 사는 사내들.
아프다.
목구멍이 뭣이간데,,,쩝.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럴 수 있는지 내 상식선에선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나도 무수히 내 잣대로 세상을 잰 적 있었겠지만 숨통을 가지고 장난치진 않았다.
용기있게 행동하는 자를 보고 가슴이 아픈 건 충분히 알겠는데
기회주의자를 보고도 가슴이 아픈 것이 싫었다.
어쩔 수 없다는 것.
그 어떤 힘도 돼 줄 수 없음에 가슴이 아프고
아 몰라몰라몰라몰라 내 일도 아닌데 뭐라고 고개를 저어보지만
이 또한 비겁한 느낌이 들어서 아프다.
어제 다시 회사에 다시 나오게 된 한 사내를 위로하고
한 여자를 달래고 얼래서 계속 다니게 하느라 머리통에 쥐가 났다.
목숨 걸고 멸사봉공해서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생각해 보라고,,, 하루라는 말미를 준다고,,,하루로 유예된 시간조차 용서가 안돼 난 첫 빠따로 그 자리서 그만 둔다고 말했다.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걸쳐서 그만 두겠다고 말하는 아비들의 모습에서, 그러지도 못하고 계속 다니겠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질긴 목숨의 비겁함을 느꼈지만 결국 내 입에서 다니면서 다른 일 알아보고 그만 두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설득 할 줄이야.
나쁜 년 같으니라구.
지는 싫다고 박차고 나오면서 넘더러는 일하라니.
방법이 없어 이렇게 자위를 했다.
이런 거지 깡깽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도 방앗간 개업도 해야하고 해서 원래본래 그만 둘 사람이었고 원래 노는 것이 꿈이니까 그래도 되고 이 일은 내가 하고싶은 일도 아니었다고.
거지 깡깽이 같은 일이란 여기 일일이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왜냐,,,리얼리티가 없다고,,,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니까.
일예를 들자면 밤샘 릴레이 회의를 해야 하고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출근하라했다.
실제로 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람 중에 하나였지만 지난 10월부터 두어 번 빼고 일요일도 없이 출장을 가고 회의를 하고 일을 했다.
기나긴 회의 시간에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원맨쇼를 하는 모습을 보며 난 덤비던가 냅 두던가 둘 중 하나였는데 그도저도 하지 않는 이들을 보고 있는 맘도 불편했다.
나도 나중엔 침묵으로 일관하기로 했지만 그 조차도 귀찮아서 참기 싫었다.
여기까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다음이 문제다.
난 당하지 않았지만 입에 담기도 어려울 인격 모독들이 있었다.
시시티비 같은 역할을 하는 인간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도 참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 농민적 근면성으로 성실하게 삽질들 하시옵소서.
다만 내가 담당하고 있는 메인 프로그램을 엉망으로 만든 것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미팅 한 번, 소개팅 한 번,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해 본 사람이 어떻게 데이트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항변 해 보지만 이제 와 다 소용 없는 일.
이를 계기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역시 난 지가 꼴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인간이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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