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팠다.
아프지 않기 위해 아픔을 참고 치료대에 누워 있다는 것이 아팠고
삶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아있음이 더 아팠다.
결국 참지 못하고
"제발 좀 아프지 않게 해 줘요"
끝내 선생님께 이 말을 뱉고
사침하는 아픔을 핑계삼아 소리를 낼 수 없어 입을 벌리고 허어~~허어~~흐으~~쉬이~~ 한 숨을 내 뱉으며 가슴으로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실제로 눈물을 뚝뚝 떨구며 울어버렸다.
내 나태한 인생관과(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꿈(놀고 먹고 살자), 그리고 주의에(수수방관) 대해 사람들은 비웃었다.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쩝,
그렇게 살고 싶어도 발가락에 청국장 냄새 나도록 뛰댕기며 살았는데 왜 그렇게 살면 안되는 거지?
어디서 부터 비틀어졌을까?
동냥으로 얻어 먹는 한 술 밥에 눈물 겨워 할 줄 모르고 장사거리에서 떠돌다 죽어 하찮달 것도 없는 시정잡배의 사랑은 날파리가 뒤엉켜 붙어 먹고 난 찌끼에서 난 음식을 되 먹어야 하는 허용하지 못할 참회의 냄새보다 못한 것일까?
활자 이상의 의미가 없는 생활과 먼 지식에 얽메인 인생이 아닌 막걸리 잔에 흐르는 농익은 사설에 뒤섞여 질펀하게 웃으며 사는 장똘뱅이들과 깡통하나 꿰차고 난장이나 펴고 떠 돌아다니고 싶다.
파리 텍사스, 베티블루, 돌베개, 세인트 어브 뉴욕, 리빙 라스베가스.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걸 보면
난 확실히 치받지 못하고 어떤 극한에 미친, 거지, 미친 사람, 떠돌이 인생에 관심이 많다.
내가 편해질 때까지 기다려 줘요.
내가 편해야 당신도 편할 거 아냐?
그래, 니가 편해야 나도 편하다!
마음에 바지랑대 하나 받쳐 준 이 한 마디.
기다려 줘요.
언제까지?
모르죠.
젠장할,
제기럴,
난 아무래도 고급스런 사람은 아니야.
은, 는, 이, 가가 잘 안되는
아부지의 바튼 기침 소리가 그리운 아침이다.
김현식 - 거울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