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고 이후 간만에 텃밭엘 갔다.
으흐흐흐,
벌레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아주 경사가 났다.
낼 모레면 김장을 해야 하는데 모양새가 가관이다.
그래도 다른 쪽 밭은 벌레가 덜 먹었다.
은평 시민넷 사람들의 배추 모양새들도 아주 가관이다.
이건 유일하게 잘 된 은평 시민넷 회장님 밭 배추다.
그래도 무는 제법 실하게 자랐다.
이건 나의 무말랭이용 무.
회원 중 한 분 무 밭이다.
예술이다.
거의 파장 무렵인 쌈채 밭.
갓이 꽃이 피고 난리가 아니다.
저 갓이 너무 세서 과연 김장 때 쓸 수나 있을런지.
무 사이에 뿌려 놓은 시금치가 제법 자랐다.
뽑아서 다듬어 가져오다 은평 시민넷 회원님 댁에 들러 잡채를 만들어 먹었다.
무청을 몽땅 편집해 버렸더니 저런 모양을 가진 무 모습이 드러났다.
오늘 내일 다 뽑을 예정이다.
날이 찬데다가 위로 치솟아서 얼어버리면 몇달 농사 도로아미타불이라 일단 뽑아다 말려서 절임무(일본 말로 다꽝)를 담글 예정이다.
여전히 파종한 배추의 모양은 아직도 저 모양이다.
지가 무슨 봄동인 줄 아나?
남들 다 속 들고 있을 때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쩝.
배추도 철없는 주인을 닮나보다.
속이 안 들고 저렇게 쫙 펴고 있는 걸 보면.
남의 밭 배추 속 찬 모습이다.
단언컨데 무농약 농사를 지어서 괜찮게 생긴 푸성귀를 만나는 일이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일 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처음엔 다른 밭을 보고 약간 심기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외려 더 뿌듯하다.
시골에서 가져 온 부추 씨를 묻어 놨다.
자라거나 말거나 파종할 시기거나 말거나 시골에서 가져 온 파씨도 심어 놨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나를 반 병신을 만들어 헥헥대게 했던 그 유명한 자전거다.
뒤에 묶인 건 무청 편집한 것이다.
그리고 내 친구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