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저,,,그렇게

습관의 무서움.

monomomo 2002. 8. 29. 20:51








습관의 무서움.





집에서 전화를 거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도무지 걸리질 않았다.

신호가 떨어지질 않는 것이었다.

몇 번이고 시도를 하다가 포기를 하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집안에 기계들이 말썽을 부리면 더럭 겁부터 난다.

뭐든 한 번 고장이 나면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도 넘게 방치를 해 버린다.

나중엔 그것이 고장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쓸 일이 생기면 그 때야 알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고장이 나면 빨리 고치는 물건이 있기는 있다.

그것은 냉장고다.

냉장고는 고치지 않으면 금방 음식물이 썩어 버리기 때문에

지금껏 몇 번 고장이 났는데 그때 마다 즉각 고쳤었다.

무엇이든 고치지 않거나 그때그때 하지 않으면 썩어 없어져 버리는 것만 있었다면

기계들에 대해 이정도로 무심하지는 않았으리라.

기계뿐만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오늘 하지 않으면 썩어 없어져 버리는 것이었다면

일을 미루는 습성 또한 없었을 텐데.

지금도 작은 방 브라인드가 떨어졌는데 아예 떼서 둘둘 말아 장롱 옆에 세워두고 있다.

모르긴 해도 이사 가서 창문에 새 커튼을 달게 되면 버리거나 아니면 …

하여간 모르겠다.

생각하기 조차 귀찮다.

그런데 전화의 경우는 거의 매일 쓰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당장 고치리라 생각을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떡~하니 전화벨이 울렸다.

이상하다? 분명 고장이 났는데?

전화벨은 쌩쌩하게 소리를 질러 댔고 아무 이상 없이 통화를 끝냈다.

나는 왜 핸드폰으로 내 집에 전화 걸 생각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실험 삼아 전화를 걸려고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아뿔싸!

9번을 먼저 돌려야만 전화가 되는 사무실 전화처럼 나는 9번을 미리 누르고 있었다.

그러니 신호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었고

9번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누르고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꼴이 되 버린 것이었다.

습관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작은 사건이었다.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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