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대한 기억
“아가! 이 엄마가 보고 싶거들랑 참지 말고 저 달을 보거라!
그러면 이 엄마가 보일 것이다.
저 달 아래서 너와 똑 같이 달을 보고 있는 엄마가 보일 것이다.
이 엄마도 니가 보고 싶으면 저 달을 볼란다.
엄마처럼 달을 보는 너를 보기 위해서.
그러니 우리는 같이 있는 것이란다.
알겄냐? 아가?”
달이 차오를 때면,
때 맞춰 내 맘도 같이 차 올라서,
한기를 참고 툇마루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달을 쳐다보곤 했다.
그렇게 맥을 놓고 달을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가깝게 다가와 가슴까지 파고 들던 달.
손을 내밀어 만져 보려 하면,
순식간에 하늘로 달아나버려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던 달.
허공을 내 젖던 손이 슬퍼보이자,
갑자기 들리던 귀뚜라미 울음소리.
놀라, 입안 가득 고인 침이 꿀꺽하고 넘어 가면,
침에 언친 목 울대가 찢어지게 아팠던 기억.
어머니!
지금도 달이 나를 따라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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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목격한 어느 모녀의 이별장면.
아이는 그녀의 손을 마치 자기 신체에 연결된 한 부분이라도 되는냥 꼭 쥔채
보석같이 투명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놓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궁여지책으로 때 마침 지나가던 홍익회 리어카에서 사탕을 한봉지 사서
그녀의 가슴에서 떼어낸 아이의 가슴에 안겼다.
그녀의 품에 묻었던 얼굴을 사탕봉지에 묻고
기차타고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얼굴이 금새 환해진 아이.
아이의 것이라면 그것이 눈물이든 미소든
그녀에게 있어선 보석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방금 흘린 눈물이 무색하리만큼 환하게 웃는 철없는 아이의 미소를 보며,
마음속에 보석 하나 지워 버렸다.
밤의 프렛폼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경적소리는
그들의 별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하게 빽빽거리고.
종착역에 닿을 때까지 아이는 물었단다.
엄마는 언제 오느냐?고.
사내는 대답대신 마음을 다지느라 정신이 없었단다.
아니야! 아니야! 내 문제가 아니야!라고.
사실 그 사내가 목격한 것은
어느 모녀의 이별 장면이었을 뿐
사내의 이별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아이가 사내에게 아버지라고 부른다해도
. 사 . 내 . 는 . 이 . 이 . 별 . 과 . 아 . 무 .상 . 관. 이 . 없 . 었 . 다 .
짱짱 ^*^))// 방글방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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