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도 없으면서 냉장고 안이 좀 시끄러운 편이다.
내 앞 가림 하나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측은지심은 있어가지고 특별히 먹고 싶은 것도 아닌데
괜히 이것 저것 사다 나르기 때문이다.
전철역 앞에 쪼그리고 앉아 다 남아도 몇 푼 되지 않을 푸성귀나 먹거리를 놓고 팔고있는 할머니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가 몹시 어렵다.
그러나 먹거리를 사다 나르기만 하지 제 때 해 먹지도 못하고
또 해 먹는다고 해도 입이 한 개 밖에 없어서 차곡차곡 냉동실 내지는 냉장고에 쌓아 두기 마련이다.
더구나 나중에는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까만 봉지에 담긴 그대로 넣어 놓기 때문이다.
새로 산 먹거리를 넣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정리를 한답시고
유통 기한이 지난 것들을 꺼내서 만지작거리며 버릴까 말까 넣었다 꺼냈다 반복한다.
한참을 망설이다 먹을 것도 아니면서 도로 넣으며
돈 주고 산 것이라 상해서 냄새가 풍기지 않는 이상에는 버리지도 못하고
아주 이만저만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다.
저번처럼 언니가 한 번 더 다녀가든지 해야지 나로서는 어찌 할 수가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언니가 와도 걱정이다.
저번에 갈 때 일단 사다 나르지를 말 것이며
사다 넣더라도 까만 봉지에 싸진 채로 넣지 말고 투명한 비닐에 넣어서 넣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갔기 때문에
엄청 잔소리를 해 댈 테니.
참참참!!!
눈을 아예 감고 다니거나
아님 주머니에 돈을 가지고 다니지 말든지 해야지<설마 외상으로 먹거리를 사지는 않겠지?>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건만.
참참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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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방글방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