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세다.
아는 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난 이변이 없는 한 화를 내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성격이 좋아서가 아니라
한번 화가 나면 죽을 듯이 벌벌 떠는 나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는 화와 상대가 느끼는 화의 차이점은 있겠지만
크게 화를 낸지가 언제인지 가물거릴 정도다.
그런 내가 어제 화가 났다.
내가 화를 내는 일은 국한되어 있다.
다 그런거지 뭐~
아니면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이라서
별 관심도 없지만
나를 잘 못 읽고 오도 하거나 배신감이 들거나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때다.
어제같은 경우는 이 세가지가 다 적용되는 경우였다.
밤새 한숨도 못 잤다.
그야말로 밤을 쌩으로 꼬박샜다.
오도도 오도거니와 자신의 잣대로 날 저울질 해서 지 나름대로 행동했던 지난 사건 하나가
밤새 머리털을 쥐어 뜯게 했다.
진실을 오도 당하고 나니 이제야 무엇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왠만해선 후회하지 않는데 처음으로 후회했다.
만일 옆에 있다면 따귀라도 갈기고 싶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금방 알았다.
상대는 그 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거라는 것을.
비밀 같지도 않은 비밀이지만
상대의 약점을 난 그 자리에서 말하지 못하고 말았다.
상대를 위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폭로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것은 내가 입이 무거워서라 아니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나를 믿고 말한 사람들에 대한 믿음도 져버릴 수 없었고.
어떻게 볼지.
볼 일이나 일을지.
알면서 아무 일도 없는 것 처럼 과연 볼 수 있을까?
난 내키지 않는 사람은 그러면 안 되는 일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모 아니면 도이기 때문에 본다, 안 본다. 이 둘중 하나인데
시간이 흐르면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참기 어려울만큼 화가 나 있다.
지난 날, 화나는 일이 시간이 흐르면 없었던 일까지는 아니겠지만
그 감정의 격함이 흐릿해져서 주저앉곤 했는데
그리고 딱, 병신, 웃겨!! 그러면서 안 보면 그만이었는데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까이 산다면 지금 당장 쫒아 가고싶은 심정이다.
가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그렇게 살았더니 행복하더냐고.
지가 그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이다.
그 조차도 모른다면 그럴 가치조차 없겠지만.
아마 모르리라 여겨진다.
알고서야 어찌 그런 이야기를 나불거릴 수 가 있을까 싶다.
백에에 아흔아홉가지가 싫어도 어떤 한가지가 좋으면 사람을 내치치 않고
백에 아흔아홉가지가 좋아도 어떤 한가지가 싫으면 내치는 나의 성향에도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을 것이다.
문제가.
일을 것이다.
문제가.
아프다.
한 순간이라도 사랑했다면 그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자신을 표출 했다면
헤어진 이후 지금 자신이 한 이야기가 내 귀에 메아리가 되어 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자신의 진실한 사랑이 그저 아무것도 아닌 추억거리로 술자리에서 남의 입에 회자되는 걸 안다면
과연 그녀는 얼마나 괴로워 할까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나온 답이 가관이었다.
걔 상처 받는 타입이 아니야. 생각보다 강한 애거든.
내가 내가 알고 있는 것(추측이지만)과 너무나 다른 대답이 나왔다.
그 답의 진위를 확인이라도 시키듯 한마디 더 내 밷았다.
내가 더 많이 봤잖아.
아,,그렇구나.
난 그런 애가 나불거린 일에 화를 내고 상처를 받았다.
아직은 말랑한 감성을 가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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