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쓸쓸한 날엔 벌판으로 나가자.
아주 쓸쓸한 날엔 벌판을 넘어서 강변까지 나가자.
조동진의 어떤날이란 노래의 첫 구절이다.
그랬다.
쓸쓸한 날엔 벌판이 보고 싶다.
벌판을 지나서 강변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벌판이면 족하다.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벌판이 보고 싶어진다.
그 해 봄.
아카시아가 만발해서 온 천지 삼시사방에 발정난 개 암내 풍기듯 꽃내음이 진동하던 5월.
벌판이 미치도록 보고 싶어 문산가는 기차를 타고 무작정 가다가 내렸던 곳이 있었다.
동네 이름도 까먹었고 지금은 아파트로 꼭꽉 들어차 있지만 논밭들이 벌판 비숫하게 있었다.
입을 벌리고 하늘을 보며 어느 논두렁에 한참을 누워 있다가 온 기억이 있다.
가슴이 터질 것 같던 날이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벌판이 보고싶다.
벌판이 보고싶어 쉼 호흡을 하며 입을 벌리고 있다.
얼른 작업을 끝내고 어디든 다녀 와야겠다.
진행하던 시나리오가 나왔다.
지난7개월 동안 4고를 쓰느라고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지금껏 나온 원고 중에 가장 맘에 들었다.
투자자 마음에도 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내 놓고 초초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아, 이거 혹시 초초함을 쓸쓸함이라 잘못 알고 있는 건가?
벌판이 보고 싶은 거 보면 쓸쓸한 거 맞는데.
모르겠다.
이젠 결과를 기다리는 수 밖에.
지금 쓰는 시나리오는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정말 속도가 안 나간다.
이러다 마감이나 맞출런지 모르겠다.
역시 난 동화 같은 이야기나 써야 하나보다.
아, 벌판이 보고싶다.
거울이 되어 - 김현식
'시나리오.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을 이뤄내는 일. (0) | 2007.01.28 |
---|---|
시네마 파라다이스. (0) | 2007.01.27 |
-참 잘 했어요. ★★★★★- 받기는 그른 것 같다. (0) | 2006.03.11 |
"저 목 말라요. 물 좀 주세요!" (0) | 2003.12.24 |
오래간만의 나들이. (0) | 2003.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