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왔다.
생일이란다.
그래? 잠시만 오늘이 며칠이지?
그리고 인터넷을 검색 해 봤다.
음력 3월 6일.
생일 맞았다.
어찌 나도 까 먹은 생일을 기억해 주고.
고마운 후배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생일을 지나쳐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에 의해서든 챙겨지곤했다.
정작 나는 늘 까 먹었던 생일을.
생일은 나와서 축하 한다는 것이 아니고 그 동안 사느라고 수고했다고 위로 해 주는 날 같다.
그러니 기꺼이 축하를 받아 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이 세상에 나와서 축하해 주는 것이라면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는 일이다.
적어도 나로서는.
필요에 의해서 몇몇 메신져를 사용한다.
거기 아는 이들이 또 알은 채를 한다.
미역국은 먹었냐고.
설사 먹었다고 하더라도 벌써? 이 시간에?
아니라고 대답 한다.
누가 끓여 주느냐고.
없다라고 대답 한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 본다.
메신져가 알려 주더란다.
무엇을 기억 한다는 것.
기억해야 하는 걸 기억 못 했을 때 기억을 대신 해 줄 수 있다는 것.
좋은 세상이다.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일에 늘 드는 생각 하나.
엄마는 나를 낳고 행복 했을까?
그리고 또 하나 드는 생각.
엄마가 만일 살아 계시다면
낳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이 말을 꼭 해 드리고 싶다라는.
살면서 가장 잘 한 일 하나 있다면
누군가 나에게 저런 생각을 하게 할 사람을 만들 일도 없었지만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괘변인 거 안다.
하지만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랑!
까짓거 조금 외롭고 말지.
인력으로 조절 불가능한 인연을 만들어서까지 머리 아프고 살고 싶지 않다.
견디기 힘들면 즐기라 했나?
그래, 난 복잡 한 것 보다는 쓸쓸한 것을 더 좋아 하나 보다.
에헤라 뒤여~~!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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