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산행을 했다.
산책길 보다 약간 경사가 더 가파르긴 했지만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였다.
그런데도 내리막 길에선 체력이 딸려 그런지 다리가 풀려 덜덜 떨려서 겨우겨우 내려 왔다.
들꽃들이 여기저기 피었고 나무들 색깔이 점점 단풍 들어 가는 게 가을이었다.
2시간 반 정도,,되니 딱 좋은 등산을 했다.
내려와서 순두부에 막두부로 요기를하고 집으로 왔다.
원래는 연극을 한편 보려고 했으나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졸립고 몹시 피곤했다.
장을 봤다.
콩나물, 숙주 나물, 무, 호박, 피망, 바나나, 오이, 브로컬리, 양상치, 가지, 그리고 멸치와 북어채.
생선 가게 앞에서 갈치와 꽃게를 살까말까 한참을 바라보며 망설이다 그냥 왔다.
해 먹는다는 것이 겁이 나서...
장거리를 손질도 않은채 냉장고에 넣으면서 피식피식 웃었다.
먹고 살려고 이런 거 사와서 넣는다는 것이.
간만에 냉장고가 푸성귀로 가득 찼다.
어젠 갑자기 툭~! 하고 코피가 터졌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무엇이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코피가 터졌고 또 그 무엇이 해결되면 코피가 터졌다.
가슴에 담아 놓고 끙끙 앓으면, 참다참다 어찌할 수 없을 때 내게 육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번 터진 코피는 어떤 의미일까?
피곤하다.
씻고 자야 하는데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씻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