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다.
허기가 져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야만 냉장고 문을 열어 본다.
온갖 밑 반찬들이 즐비즐비하다.
도저히 맨 입으로는 먹을 수 없는 젓갈류나 짱아찌류, 그리고 김치.
친구, 언니가 보내 주거나 시골에서 가져 온 것들이다.
냉동실도 꽉 찼다.
찹쌀, 고춧가루, 콩, 뭐 등등.
추석에 들어 온 포도도 건 포도가 될 지경이고 고구마도 썩을 예정이다.
그러다 뭔가를 먹으면 현기증이 인다.
심장이 뛰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건더기를 먹는다는 건 아직도 어렵다.
마시는 것 외에 씹어서 삼키는 건 왜 그리 싫은지.
잇새에 끼는 것도, 아구가 움직이는 것도.
잔치가 났다.
그제 사과를 반쪽 잘라 갈아 먹고 남은 걸 무심히 그냥 씽크대 위에 놔뒀는데
크~~개미들이 난리가 났다.
덕대는 커다란게 쪼꾸만 것들을 무서워 한다.
발없는 뱀이나 무지하게 발 많이 달린 지네도 무섭지만 특히 6발이들.
그 중에서도 모기.
꿈에라도 싫을 혈족을 나더러 하자 하니 이 아니 무섭겠는가.
어쨋든,
어젯밤 마신 술 때문인지 아침부터 무지하게 마셔댄다.
녹차를 만들고 커피를 내리고 시골에서 해 온 즙을 마셨다.
누가 밥 사준다고 나오라고 한다.
그런 말하는 것 보면 정말 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와서 사 준다고해도 나갈까 말까인데 나오라니.
그나저나 여자들이 가장 독하다고 느껴질 때가 언제인지 앙케이트를 조사했는데 그 1위가
배가 고파 죽겠는데도 밥하기 싫어서 참고 있을 때라고 나왔다.
두부라도 한 모 사다 놓을 걸,,,계란이나 삶아 먹을까? 이러저러한 생각만 떠 돌뿐이다.
지금 난 독한 년인가 보다.
밥, 먹어야 하는데......
'그냥,,,그저,,,그렇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스가 없는 인생 (0) | 2006.11.30 |
---|---|
그냥,,,, (0) | 2006.11.30 |
그냥,,, (0) | 2006.11.29 |
그냥,,,그저,,,그렇게. (0) | 2006.11.28 |
그저,,, (0) | 2006.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