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건지 잘 못한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여차저차 일을들 조금 정리를 하고 떠나자니 5월 3일 스케쥴이 나왔다.
돌아 오는 날짜는 7월 2일.
그냥 괜히 가 보는 거다.
딱히 특별하게 하고 싶은 일도 없고해서
그냥 길 위로 나서기로 했다.
공간을 이동한다 하여 마음까지 이동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를 쓰고 용을 한번 써 보는 것이다.
어떻게 잊겠어.
사랑하는 사람을, 혹은 사랑했던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고
증오할 수도 있고
버릴 수는 있지만 잊혀질 순 없는 것.
시간이 아주아주 많이 흘러
머언 먼 미래에 상처가 다 아물고 난 뒤 어느 날에라도
마치 흉터처럼 남아서 지워지지 않는 법.
기억 안에 매몰되어 현실을 볼 수 없다는 것.
없었던 일처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면
잊지도 말 것이며
버리지도 않을 것이며
그냥 끌어 안고 감싸 안은채
서서히 죽어 가는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망각이란 왜 정작 잊고 싶은 일 앞에선 그 효력이 무가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