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담담해 질 수 있다고 했다.
화두를 마치고 나면.
내 안에서 요동치는 이놈이 사라지고
누가 정녕 나인지
아니 내가 누구이며
날 휘두루고 있는 이놈과
영육이 합일 되는 그런 순간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알고 싶었다.
딱히 그놈을 알고싶었다기 보담도
도대체 이것이 무언지를,
말은 중이 되고싶었다고는 했으나
중이 되고자 하는 욕망은 오직
중이 되면 이럴 것이다라는 나의 착각에 의미를 부여해서
거기까지 가는 노력과 과정없이 그 경지에 이르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번 이뭣고 화두에 참가하고 얻은 것이 있다면
그렇게 보이기까지
그렇게 되기까지
피를 말리는 듯한
아니 다 마르고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의 어떤 절대절명의 순간을 다 극복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줬다.
늘 담담해서 탈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담담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 발로 기어들어가서
지난 열흘 동안
50명의 참가자 중에
10명이 나가 떨어지고
29명이 통과를 했고
남은 10명 중에 내가 포함 되어져 있었다.
난 일단 내가 그 걸 통과 하리라는 믿음이 없었다.
하지만 못 할 것도 없잖나?라는 생각도 했다.
시키는데로 했나?
그것 역시 아니다.
요사스런 내 맘이
아니 내 맘인지 화두처럼 그 뭣고라는 놈인지가
날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온갖 잡념과 사념에 휩싸이게 만들어
일로정진 집중을 못하게 만들었다.
허나 얻은 것은 많았다.
일단은
눈을 감고 있던 뜨고 있던
사념이던 잡념이던
100% 오로지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몰두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물론 답은 없었지만(그러고 보면 참 무식한지 미련 곰탱인지 어쨌든 맘에 안든다)
올곳이 빠질 수 있었다.
허~~
화두에 빠진 것이 아니라
사념에 빠진 것이다.
난 그리 생각했다.
그걸 정리 하지 않는 이상
절대 건널 수 없는 강이었다는 것을.
그건 물론 내 생각이다.
스님이 말씀 하시기를
다 내쳐 두고 집중하라고
그런데 그게 되는 것이냐고요.
난 안 되었지만 되는 것을 봤다.
실패한 10명 안에 껴 들어 있는 난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 안 된 것이 차라리 잘 된 것이라 생각했다.
마음에 꺼림찍한 느낌을 두고 화두를 타파 할 수는 없다고 내가 미리 규정짓고 판단하고 분별해 냈기 때문이란 것도 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 스타일과 타입이 있지 않나?라고 또 자위를 했다.
살면서 누구를 괴롭혀 본 적이
글세
지금 이전것은 기억을 못한다고 치자.
기억에도 없을만큼이니 없다고 치자.
지금을 말하자면
용서를 받아야 한다고
그러면 그럴 수록 더 괴롭히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하면서
어찌 상대의 용서를 바랄 수 있겠나 싶기도 하겠지만
치사하고 비굴하게도
말이나 따나 빈말이래도
용서받고 싶었다.
막 말로 때린 적도 없고
송곳으로 콕콕 찌른 적도 없지만
그런 물리적인 현상이 아닌
심정적으로 죽을 것 같은 상황으로 몰아 넣은
부화가 치밀어 날 죽이고 싶게 만든
그런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날 미치게했다.
누구를 미워한다는 것은
누구를 좋아하는 것보다도 더 힘들고 괴롭다는 걸 알기에
사람이면서 사람아닌 나이던 시절에
위함이라는 어줍잖은 미끼로
그 미끼에 나까지 꿰어 헤매던 시절이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해서 다스려봐도
상대로부터 직접 용서 받은 느낌을 받지 않는 이상
헤어나기 힘들 것 같다.
헌데, 곳곳에서 아직도 나를 무지하게 원망하고 미워하고
하여 자학하는 것을 발견하면
또 나는 미칠 것 같다.
타에 의해 내 감정이 이렇게 죄지우지 휘둘리는 경험도 내겐 참으로 드문 일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생각을 없애라고.
흐,,
그걸 누가 모르나?
그걸 몰라 이러고 있나?
진정,
무엇이
이 무형의 참형이
벗어났다 싶으면서도 다시 빠져들게 만드는 이 끝도 없는 죄책감이
언제쯤 사라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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