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건지. 길 가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산책을 했다. 나른한 오후 어깨위로 내려 앉은 하오의 광선 파란 하늘, 그 속을 떠다니는 흰구름 귓바퀴를 간지르며 부는 바람 내 맘이 붕붕 거린다. * 기다리는 이 없지만 집에 가고 싶어졌다. 길 위에서 2003.11.03
멕시코를 다녀와서. 하필이면 불이나서 하늘이 몹시 새카맣고 재가 흩날리어 공기마저 탁한 날 여행을 떠났다. 태평양이 보이는 해안 도로를 따라서 끝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멕시코 국경에 다다랐다. 국경 하나를 두고 미국과 멕시코는 엄청 달랐다. 달동네와 부촌의 차이라고나 할까? 국경이랍시고 들판이든 산이든 .. 길 위에서 2003.11.01
서부 일주를 마치고. 버스는 사막을 가로 질러 달리고 또 달렸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과 벌판, 그리고 마른 풀들 사이로 난 아득히 뻗은 도로를 따라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간간이 설명을 해 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난 계속해서 블루스를 들었다. 오기 전에 [Dead Womam’s Blues] 방에서 들으며 메모해서 찾은 파일을 찾아.. 길 위에서 2003.10.28
서부 일주를 떠나다. 맘이 많이 정리가 된 것 같다. 어찌나 맘이 요사스러운지(노처녀라 그런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하다. 간만에 느껴보는 행복이다. 얼마 전, 덴버를 떠나오기 전에 어떤 허허함이 힘들게 했었는데 내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이 발동하여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해 버리자 .. 길 위에서 2003.10.22
기차를 타고 엘에이에 도착하다.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좀 이른 시간인 열 시에 잠자리에 누었다. 그 동안은 열 시에 잠들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난 요즘 엄청 많이 잔다.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일어난 시간은 아침 일곱 시. 가볍게 씻고 가방을 싸고 아침을 먹고 친구랑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길 위에서 2003.10.19
그냥 저냥. 집 떠난지 한 달 가까이 된다. 집을 떠나서도 집 안에 틀어 박혀서도 늘 잘 지내는 나. 딱 중질이나 하면 어울릴 것 같다.(기생도 좋고 남사당도 좋고 써커스단도 좋지만 지금은 없어진 지라) 엘에이 가는 기차를 예약했다. 12시간이나 걸린단다. 언니가 살고있는 오렌지 카운티에 가서 며칠 쉬다가 라스.. 길 위에서 2003.10.16
시간 죽이기. 어떻게든 시간을 죽여야했다. 맘이 정리 될 때까지.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오로지 시간만이 해결책이란 걸 안 이상 지금이 아닌 시간으로 가 있어야 했다. 그렇다고 넋 놓고 막연하게 기다릴 수만는 없었다. 방법은 그 시간을 어떻게 죽이냐라는 것이었다. 나에게 마흔 두살이란 나이가 기억.. 길 위에서 2003.10.15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다. 덴버를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비행기는 붉게 물든 노을 속으로 오랫동안 날아갔다. 마치 태양을 행해 날아가는 것 같았다. 비행기 위가 아니고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전설의 세계로 향하는 길목이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만큼 특별하게 생긴 길이 구름과 구름 사이에 나.. 길 위에서 2003.10.08
어리버리 기행문. Blues Company - Crippled mind 이 한 곡만을 윈엠에 올리고 이 글을 시작한다. 오전 10시쯤 되자 친구가 와서 날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갔다. 10년 전, 뉴욕에 출장 차 왔을 때 본 이후 처음 보는 친구는 이제 제법 중년 아줌마 티가 났다. 친구는 내가 묶고 있는 플러싱 모텔에서 차로 1시간 가량 달려야 하는 뉴욕.. 길 위에서 200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