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의 가을. 산책을 다녀 오다가 언니네 집 앞을 찍었다. 오던 날만 해도 파랗던 나뭇잎이 벌써 노리끼끼 해 졌다. 뉴욕에서 사진 한장 안 찍은 것이 아쉬웠다. 여기다 이렇게 올려 두면 좋았을 것을. 하여간 머리 나쁜 걸로 치자면 말로는 다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어쨌든, 마일과 파운드와 화씨, 그리고 핵타아르로.. 길 위에서 2003.09.29
몸살 나다. 해가 뜨고도 한 참을 더 달려 고추 농장에 도착했다. 농사를 본격적으로 지어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농삿꾼의 딸이라며 큰 소리 땅땅 치며 고추 농장에서 고추를 땄다. 해가 너무 뜨겁기 때문에 일찍 따고 와야 한다며 새벽길을 나섰으니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에 얼른 따고 가야 한다. 고추는 한국 고.. 길 위에서 2003.09.28
뜨고 지고 뜨고 지고. 하늘에서 구름 사이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았다. 바다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았다. 산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았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못 본 곳은 오직 지평선 뿐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단지 지구가 자전하는 자연의 현상일 뿐이지만 나는 왜 그리 해가 뜨고 지는 걸 보는 걸 좋아.. 길 위에서 2003.09.28
꿈, 너무나 생생한, 그러나 결국은 개꿈. 꿈, 너무나 생생한, 그러나 결국은 개꿈. 낮잠을 잤다. 어찌나 곤히 잤던지 죽은 듯이 잔 것 같다. 꿈. 때는 일제 말기. 난 이주민이었고 독립운동을 하는 아들을 한 명 둔 사람이었다. 어떤 기시감도 없는 너무나 생경한 풍경 속. 만주인지 러시아인지 아무튼 우리나라는 아니었다. 며느리와 손자도 한 .. 길 위에서 2003.09.27
어리버리 짱짱, 덴버에 무사히 도착하다. 내가 탄 비행기는 덴버를 경유하여 샌디아고까지 가는 비행기였다. 하여, 내가 만일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졸지에 샌디아고까지 갈 수도 있다. 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깊이 잠들지 않으려고 했으나 너무나 피곤 한 나머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눈을 뜨자마.. 길 위에서 2003.09.27
뉴욕을 떠나며. 공항에서 친구의 배웅을 받으며 게이트로 들어 왔다. 라과디아 공항은 제에프케이 공항보다 작은 공항이었지만 더 검문 검색이 심했다. 신발을 벗고 특히 나 같은 외국인은 여권 검사를 또 했다. 9,11 사건 이후 외국인 검문 검색이 더 심해졌다고 한다. 이해가 가지만 이해가 가는 것과는 다르게 왠지 .. 길 위에서 2003.09.26
UGUMUEN. Denver is fall. The sky is more blue than korea. But i am very sick and my head hurts. I have fevers. The computer can't write any korean but i have a lot to say. When i get better i will wright a column. At night somebody will fix the computer and when it works the things that i wrote in my notebook, i will wright that in the column. I hope everybody gets better till the next column. bye bye. 길 위에서 2003.09.26
참참참!!! 참참참!!! 피시방에서 나와 밥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 나섰다. 몇 번 오며 가며 한인 타운을 익혀 둔 터라 조금의 자신감을 가지고 길을 나섰다. 생각보다 쉽게 식당을 찾았다. 산수 갑산이라는 상호를 가진 식당이었는데 함흥냉면 전문점이었다. 아!...... 아무리 냉면을 좋아하기로서니 또 면을 먹을 .. 길 위에서 2003.09.22
나의 침묵은 곧 절망이다. *나의 침묵은 곧 절망이다. 영화에게 침묵으로 질문했다. 영화는 내게 침묵으로 답해 왔다. 아픔도, 슬픔도, 고픔도 참을 수 있었던 이십 년에 걸쳐진 길고 긴 짝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 되는 싯점에서 나 역시 침묵으로 대답했다. 허망하다. 맘 속에 구멍 하나 뚫어 놓고 달아난 바람처럼 그 구멍 속을 .. 길 위에서 2003.09.21
내 맘에서 뜨겁게 살다 간 것들. 내 맘에서 뜨겁게 살다 간 것들. 하루끼도 그랬고 쿤데라도 그랬다. 에이미도 그랬고 베티블루도 그랬다. 호야도 그랬고 둘리도 그랬다. 그렇게 살다간 것들. 딥스, 이리, 어린 왕자, 랭보, 자끄, 전혜린, 망초꽃, 바다, 벌판…… 은비령의 그 여자와 사비나, 전철에서 눈이 마주친 수줍은 .. 길 위에서 200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