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에의 유혹...단절...도망...그리고...정좌를 하고. 해진 후에 별들이 언덕과 나무숲 뒤에서 무리지어 나오는 모습을 보면 좀더 호기심에 차고 감동적인 밤을 보내지 못한 나의 무능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소로우의 일기 / 소로우 난 요즘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왜 그럴까? 돌아서면 잊혀지는 것들. 지금만이 전부인냥 살고 있지만 이렇게 새카맣게 아.. 길 위에서 2003.11.07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다녀 오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엄청 났다. 재작년 중국에 갔을 때 씨씨 티비 셋트장을 보고 놀란 것 만큼이나 놀랐다. 어마어마한 규모와 정교함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그들의 세계관을 엿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돌아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 적어도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길 위에서 2003.11.06
쓸쓸한 사랑. 지금 막 긴 전화를 끊었네. 길고긴 통화였어. 술이 많이 취했는지 같은 소릴 여러번 반복해서 묻고 또 물었고 (몇시냐고 백번쯤 물어봤음) 내 바뀐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는데, 몇번이나 이게 누구 전화번호냐고 묻고..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내 걱정만 한거 알아?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것에 대해.. 쓸쓸한 2003.11.05
날씨가 이렇게 좋아도 되는 건지. 길 가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산책을 했다. 나른한 오후 어깨위로 내려 앉은 하오의 광선 파란 하늘, 그 속을 떠다니는 흰구름 귓바퀴를 간지르며 부는 바람 내 맘이 붕붕 거린다. * 기다리는 이 없지만 집에 가고 싶어졌다. 길 위에서 2003.11.03
멕시코를 다녀와서. 하필이면 불이나서 하늘이 몹시 새카맣고 재가 흩날리어 공기마저 탁한 날 여행을 떠났다. 태평양이 보이는 해안 도로를 따라서 끝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멕시코 국경에 다다랐다. 국경 하나를 두고 미국과 멕시코는 엄청 달랐다. 달동네와 부촌의 차이라고나 할까? 국경이랍시고 들판이든 산이든 .. 길 위에서 2003.11.01
서부 일주를 마치고. 버스는 사막을 가로 질러 달리고 또 달렸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과 벌판, 그리고 마른 풀들 사이로 난 아득히 뻗은 도로를 따라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간간이 설명을 해 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난 계속해서 블루스를 들었다. 오기 전에 [Dead Womam’s Blues] 방에서 들으며 메모해서 찾은 파일을 찾아.. 길 위에서 2003.10.28
서부 일주를 떠나다. 맘이 많이 정리가 된 것 같다. 어찌나 맘이 요사스러운지(노처녀라 그런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행복하다. 간만에 느껴보는 행복이다. 얼마 전, 덴버를 떠나오기 전에 어떤 허허함이 힘들게 했었는데 내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이 발동하여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해 버리자 .. 길 위에서 2003.10.22
기차를 타고 엘에이에 도착하다.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좀 이른 시간인 열 시에 잠자리에 누었다. 그 동안은 열 시에 잠들 수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난 요즘 엄청 많이 잔다.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일어난 시간은 아침 일곱 시. 가볍게 씻고 가방을 싸고 아침을 먹고 친구랑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길 위에서 2003.10.19